한은 "내년 2.3% 성장" vs 민간 "턱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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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내년 2.3% 성장" vs 민간 "턱도 없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12.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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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경기 올해 바닥 다지고 반등"
전문가들 "회복신호 약하다… 1%대 성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한국은행 브리핑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연 11월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새해 살림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기업과 가계는 혼란스럽다. 정부는 2%대 경제성장률을 지킬 걸로 점치지만, 민간 영역에서는 턱도 없다고 본다.

1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경제 전망(11월 29일 발표)을 보면 한은은 올해와 새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저마다 2%와 2.3%로 제시했다. 성장률은 다시 내후년에는 2.4%까지 오를 걸로 내다보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똑같은 전망치를 발표했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보다 나란히 0.2%포인트씩 낮아졌지만, 훨씬 비관적인 국내외 민간 연구기관에 비하면 괴리가 크다. 민간 영역에서는 당장 올해 전망치부터 1%대로 낮추는 곳이 적지 않다. 내년 전망도 보수적이기는 마찬가지다. 겨우 2%에 턱걸이하거나 그마저도 못 지킬 걸로 본다.

한은은 현재 경제 상황을 '바닥을 다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국내 경기는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라며 "내년 중반부터 대외 불확실성 완화와 정보기술(IT) 업황 개선으로 수출이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올해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7.8% 줄어들겠지만, 새해 설비투자는 4.9% 증가할 걸로 전망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어날 걸로 보아서다. 상품수출도 마찬가지로 올해에는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가 내년에는 2.2% 증가할 걸로 점쳤다.

이에 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밝힌 11월 수출은 441억달러로 1년 만에 14.3% 줄었다. 감소세는 12개월 연속 이어졌다.

민간에서 내놓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9월 들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저마다 2%와 1.8%로 전망했다. 이마저도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수출지표가 악화돼 올해 2%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며 "미중 무역협상 합의 가능성이 심리에는 긍정적이겠지만, 실물경제에 미칠 효과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속한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나란히 1.9%로 제시하고 있다. 한경연은 얼마 전 내놓은 보고서에서 "경제여건 부실화와 성장 모멘텀 상실로 1%대 저성장 시대가 조기 도래할 것"이라고 했다.

해외 투자은행(IB)이 내놓은 전망은 더 어둡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는 내년 성장률을 저마다 1.6%와 1.7%로 제시했고, 올해 성장률은 나란히 1.8%로 내놓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성장률은 올해 워낙 부진했던 기저효과로 더 높아질 수 있지만, 경기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며 "회복으로 볼 신호가 현재로서는 없고, 경제정책을 수정하는 게 아니라 큰 개선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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