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오른다’ 기대감에 고삐 풀린 경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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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오른다’ 기대감에 고삐 풀린 경매시장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11.28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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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 8월 기점으로 응찰자수 늘고 낙찰가율 지속 상승
전문가 “철저히 분석하지 않으면 위험한 투자 될 수 있어”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경매시장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매 전문가는 철저한 조사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고가낙찰을 받는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서울 집값 급등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경매시장도 펄펄 끓고 있다. 낙찰가율(낙찰가/감정가)이 급등하고 진행 건수도 늘었다. 경매 전문가는 지나치게 달아오른 시장에 성급하게 뛰어들기보다는 잠시 쉬어가면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2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전일 기준으로 103.8%를 기록해 전달(101.9%)보다 1.9%포인트가 올랐다. 낙찰가율은 지난해 12월(96.2%) 이후 100%를 밑돌다 올해 8월(101.8%)을 기점으로 지속해서 상승 중이다.

평균 낙찰가율이 100%가 넘었다는 건 서울지역 아파트 매물이 감정평가 업체에서 시세 등을 고려해 책정한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는 의미다. 낙찰가격이 높다 보니 아파트 시세와 큰 차이가 없어졌다. 

최근 거래된 강동구 둔촌동 신성둔촌미소지움 전용면적 59.8㎡는 감정가(3억8000만원)보다 약 2억3200만원 높은 6억1200만원에 낙찰됐다. 강동구 암사동 한강현대 전용 42㎡도 감정가는 3억2850만원이었으나 4억9999만원에 팔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신성둔촌미소지움 전용 59.8㎡의 경우 지난 9월 5억9750만원(20층), 6억2500만원(17층), 6억1500만원(5층)에 매매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급매물보다 비싼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행 건수도 늘었다. 월별 진행 건수를 살펴보면 올해 6월 114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다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리다 10월(83건)과 11월(86건) 두 달 연속으로 전달보다 증가했다.

최근 경매시장의 이런 움직임은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물을 구할 수 있어 경매에 참여하는 일반적인 분위기와 확연히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2월에도 100%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택가격전망(120)이 8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달과 비교해 5포인트나 올랐다. 9·13대책이 발표됐던 지난해 9월(128) 이후로 최고치다. 이달에는 분양가 상한제 발표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기대감은 더 커졌다. 

한국감정원 발표를 보면 이달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 올라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9월 말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서울은 과잉경쟁에 따른 고가낙찰이 많다. 시장 전망이 좋을 때는 괜찮겠으나 분위기가 조금만 달라져도 낙찰 포기자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최종낙찰을 포기하면 입찰 당시 낸 입찰보증금(최저 입찰예정가의 10%)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장 팀장은 “계절적 비수기인 1월 주택시장이 내림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입찰 참가 전에 꼼꼼한 분석을 통해 응찰가격 한도를 정해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분위기에 휩쓸려 고가낙찰을 하기보다는 주변 시세와 철저히 비교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철저한 자금조달계획 없이 ‘일단 사고나면 어떻게든 되겠지’란 생각만으로 무리하게 시장에 뛰어들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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