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에도 ‘H지수 ELS’…“아직 괜찮다”
상태바
홍콩 시위에도 ‘H지수 ELS’…“아직 괜찮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11.28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지수 연계 ELS 발행잔액 30조…전문가 "지수 하방리스크 제한적"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홍콩 시위대와 정부 갈등이 심화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여파가 파생상품시장으로 확산될 지 우려된다. 국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구성한 주가연계증권(ELS)이 3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업계도 시장충격에 따른 원금손실구간(녹인) 진입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현재 H지수와 연계된 ELS(공모·사모) 미상환 잔액은 30조1399억원이다. 홍콩 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으로 구성됐으며 국내 증시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 국내에서 판매되는 ELS의 주요 기초 자산으로 활용된다.

홍콩에선 지난 6월부터 시위가 격화되며 경기가 급랭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2.9% 하락하며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권에 진입했다. 사회질서가 파괴되며 관광객도 급감했고 10월 제조업 구매 관리자 지수(PMI)와 소매판매액 모두 전년대비 크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홍콩 주식시장의 수익률도 A주와 미국상장 중국기업보다 부진했다. 3분기 중 홍콩의 대표지수인 항셍지수(HSI)와 홍콩H지수(HSCEI)는 각각 6.7%, 9.1% 하락하며 같은기간 A주의 상승과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특히 항셍홍콩35지수가 홍콩H(HSCEI)지수보다 더 부진했다. 이는 항셍홍콩35지수에 포함된 기업은 홍콩을 비롯한 중국 외 지역에 사업을 두고 있어 홍콩 경기 악화에 충격이 클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홍콩 금융시장 불안은 국내 파생상품시장에도 악재다. HSCEI·H지수는 국내 ELS 상품의 대표적 기초자산이다. ELS는 만기 내에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밑으로 하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를 갖는다. 보통 만기 때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때보다 45~55% 떨어지면 원금이 손실난다. 만약 지난해 H지수가 고점이던 1~3월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H지수가 약 8000포인트까지 떨어졌을 때 최초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우리나라 ELS에 편입된 기초자산이 유럽지수와 미국지수, 홍콩지수 등 3개 지수에 쏠려있다는 점은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보통 ELS의 기초자산은 3개로 구성되는 이 중 하나만 녹인 구간에 진입하더라도 하락폭에 따라 최대 손실금액은 100%가 될 수도 있다.

지난 22일 H지수가 1만490.28포인트 마감한 점에 비춰보면 이 지수가 20% 넘게 급락해야 손실 구간이 된다. 현재 H지수는 연중 최고점인 지난 4월 17일(1만1848.98) 대비 약 11.5% 빠진 수준이다.

ELS손실에 대한 우려는 올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5년에도 중국 증시 급락에 따라 최대 12조원에 달하는 ELS손실 우려가 제기 됐었다. 당시 금융당국이 대규모 손실을 우려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발행을 제한하는 총량규제도 실시 했다. 하지만 재작년 총량규제 일몰 이후 미국지수와 유럽지수를 중심으로 쏠림현상은 여전히 지속되는 중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부에서는 올해 투자자에 대규모 손실을 안겨줬던 파생결합펀드(DLF) 이후로 ELS를 지목하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ELS가 특정 기초자산으로 지나치게 많이 발행될 경우 시장 급락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굉장히 고위험 상품인데 대중화가 많이 이뤄진 상태라 시장 급변에 예의주시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진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녹인 진입 여부에 여유를 두고 있다. 국내에서 홍콩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에 많이 투자하고 있지만 당장 극단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홍콩 정세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록 홍콩에 다양한 불안 요인이 잔존하지만 위에서 극단적 상황이나 자본유출도 뚜렷하지 않아 지수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게다가 홍콩H 지수에 포함된 상장사의 사업은 대부분 중국 본토에 있어 홍콩 경기의 직접적인 충격보다는 중국본토의 경기 영향이 더욱 크다”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