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은행’ 보다 이자 덜 주고 더 받는 ‘토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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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은행’ 보다 이자 덜 주고 더 받는 ‘토종은행’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9.11.28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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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금리, 씨티은행 2.33%로 가장 낮아
예금금리는 씨티ㆍ제일은행 1.60%로 최고
(왼쪽 시계방향으로)신한은행,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씨티은행, SC제일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왼쪽 시계 방향으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씨티은행, SC제일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은행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토종은행인 4대 시중은행이 외국에서 온 은행보다 이자를 덜 주고 더 받고 있다. 좀처럼 힘을 못 써온 외국계 은행이지만, 워낙 금리가 낮아져 '은행 환승'이 나타날지 지켜보아야겠다.

◆대출이자 최대 '0.41%p' 더 받는 토종

28일 은행연합회가 집계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보면 4대 시중은행은 10월 대출이자를 외국계 은행보다 많게는 0.41%포인트까지 더 받았다. 

대출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씨티은행으로 2.33%를 기록했다. 신한은행(2.50%)이 뒤를 이었고, 역시 외국계인 SC제일은행(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2.67%로 셋째로 낮았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저마다 2.71%와 2.72%로 집계됐다. 대출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씨티은행보다 0.41%포인트를 더 받는 KB국민은행(2.74%)이다.

토종은행은 대출로 돈을 더 벌면서 예금에 주는 이자는 짰다. 1년짜리 정기예금 이자를 보면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이달 현재 가장 높다. 씨티은행 '프리스타일예금'과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은 나란히 이자로 1.60%를 준다. 이에 비해 KB국민은행(KB골든라이프연금우대예금)과 KEB하나은행(N플러스 정기예금), 우리은행(시니어플러스우리예금, 우리SUPER주거래예금)은 모두 1.50%에 그쳤다.

◆예금이자 뚝뚝 떨어져도 안전자산 선호

아무리 예금이자를 떨어뜨려도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요지부동이다. 국내외 경기가 여전히 불안하고, 파생결합상품(DLF) 사태까지 터져 위험자산을 꺼리는 심리는 강해졌다.

5대 은행인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이 보유한 정기예ㆍ적금 잔액은 10월 말 706조원을 웃돌았다. 한 달 만에 13조원 넘게 증가했고, 올해 1월에 비하면 64조원가량 늘었다.

한국은행은 한 달 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로 내렸다. 예금금리도 따라서 하락하면서 머지않아 연 0%대로 떨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SC제일은행은 얼마 전 주요 입출금상품 금리를 0.1~0.3%포인트 인하했다. '내지갑통장'은 최고금리를 2.5%에서 2.2%로, 'SC제일마이줌통장'은 1.2%에서 1.0%로 내렸다. 씨티은행도 일부 입출금통장 우대금리를 0.2~0.3%포인트 떨어뜨렸다. 1000만원 이상 금융거래 실적이 있거나 새로 가입하면 1.4% 금리를 주던 '씨티더하기통장'은 1.2%로 조정됐다.

산업은행은 수시입출식예금인 'KDB드림 어카운트 금리'를 0.90%에서 0.80%로 0.10%포인트 내렸다. 'KDB 하이 정기예금'과 'KDB 드림 정기예금' 금리도 모두 0.10%포인트씩 낮췄다.

여기에 아직 합류하지 않은 대형 시중은행도 곧 예ㆍ적금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더 내리면 '은행 환승' 가능성

한은은 내년에도 한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내릴 걸로 점쳐지고 있다. 예금자도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을 찾아 움직일 공산이 크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내놓은 '2020년 경제 및 자본시장 전망'에서 "한은은 내년 경기 둔화와 저물가에 대응하려고 기준금리를 연 1.0%로 인하할 것"이라며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물가 상승률은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여전히 기준금리를 내릴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통화정책 여건을 살펴보면 미약한 수요 압력과 유가 안정으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9%에 머물고, 가계 신용 증가율은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연 이자를 1.5% 이상만 줘도 감지덕지라는 얘기마저 나온다"며 "올해가 가기 전에 여윳돈을 예금에 묶어 두려는 수요가 늘고 있고, 앞으로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에 눈길이 쏠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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