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나빠도 증권사 새해 전망은 ‘장밋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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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나빠도 증권사 새해 전망은 ‘장밋빛’
  • 정웅재 기자
  • 승인 2019.11.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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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ㆍ실적 바닥 쳤다며 코스피 고점 2400 제시
대내외 불확실성 여전해 섣부른 낙관론 지적도
2020년 증시에 대해 증권사들이 일제히 장밋빛 전망을 내고 있지만, 경기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이 아직 남은 가운데 이러한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28일 내년도 경제 및 자본시장 전망을 발표하는 강현주 연구위원. 사진=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이번 연말에도 새해 증시를 장밋빛으로 점치고 있다. 경기와 기업 실적이 저점을 통과했다고 보아서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아 섣부른 낙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은 28일 서울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새해 경제와 주식시장을 전망하고 있는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웅재 기자] 세밑으로 접어들면 증권가에서는 으레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이번 연말도 다르지 않지만, 뚜렷한 호재를 찾기 어려우니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겠다.

28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새해 주식시장 전망을 보면 코스피 예상범위 상단은 2400~2500선이다. 주가지수가 전날 종가(2127.85)를 기준으로 많게는 17%가량 오른다는 이야기로, 3000선을 넘을 거라던 1~2년 전에 비하면 그나마 보수적인 편이다.

증권가에서는 상승장을 점치는 근거로 '저점 통과'를 든다. 경기와 기업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거다. 여기에 풍부해진 유동성과 미ㆍ중 무역분쟁 완화도 긍정적으로 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실적 개선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회사는 코스피 예상범위를 2000~2500선으로 제시했다. 새해 상장법인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0%가량 늘어날 걸로 내다보았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순이익 증가율은 올해 대비 26%로 추정한다"며 "약세장 탈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기저효과까지 더해져 뚜렷한 실적 회복세를 보일 걸로 점쳤다. 코스피 예상범위는 2000~2450선으로 내놓았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원화와 위안화 강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기회를 줄 것"이라며 "코스피 기대수익률 15%와 '상고하저'(상반기 강세ㆍ하반기 약세)를 예상한다"고 했다.

SK증권은 주가지수 예상범위를 1950~2400선으로 제시했다. 흥국증권은 1900~2500선, IBK투자증권 1960~2380선, 교보증권 2000~2400선, KTB투자증권은 1900~2300선이다.

주가지수 전망은 번번이 빗나가기도 한다. 전 세계적인 무역분쟁을 변수라기보다는 상수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처럼 전 세계 자금이 추종하는 주가지수도 우리 주식 비중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

증권가에도 신중론이 없지 않다. 키움증권은 새해 코스피 예상범위를 올해 지수 변동폭과 비슷한 1900~2250선으로 내놓았다. 미ㆍ중 무역협상뿐 아니라 내년 미국 대선도 시장을 출렁이게 만들 변수로 꼽았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우려와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제한적인 상승장을 예상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내놓은 '2020년 경제 및 자본시장 전망'에서 "경기가 저점에서 살아나더라도 성장률은 미약할 것"이라며 "지수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예상범위를 2150∼2350선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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