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완성차 업계 ‘노사 갈등’ 양극화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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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완성차 업계 ‘노사 갈등’ 양극화 부추긴다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9.11.2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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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출시한 신차가 판매 호조를 보이며 내수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반면, 쌍용자동차·한국지엠·르노삼성의 실적 침체는 심각하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2017년 67.5%에서 올해 들어 80% 수준으로 대폭 높아졌다. 베뉴·셀토스 등 신차 효과를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달 출격한 현대차 더 뉴 그랜저와 내달 출시되는 기아차 신형 K5 등 ‘야심작’도 힘을 보태고 있다.

더 뉴 그랜저는 사전계약에서 6세대 그랜저가 가지고 있던 국내 최다 실적을 뛰어 넘었다. 부분변경 모델이 완전변경 모델을 넘어선 전무후무한 기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5도 4일 만에 사전계약 1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기아차 브랜드 역대 최단기간 기록이다. 신형 K5의 고객 반응 속도는 기아차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분석이다.

잇단 신차 출시에 더해 현대기아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유일하게 마이크로 모빌리티, 차량 공유 등 신사업에 진출하며 미래차 영토까지 넓히고 있다. 미래차 시장 발전을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대기아차의 질주에도 쌍용차·한국지엠·르노삼성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 3사의 지난달 자동차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노사 간 갈등까지 증폭되고 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 560여명에게 해고 통보를 했다.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가 소속된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교대 전환과 비정규직 대량해고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물량 감소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져 근무 체계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은 생산물량 감소로 작업량을 줄이고, 희망퇴직과 전환배치 등을 추진하자 노조가 이를 거부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기존 60대 수준인 시간당 생산량은 25% 감소해 45대로 축소됐다. 지난달에는 제3 노조 ‘르노삼성차 새미래 노동조합’이 설립 신고를 마쳤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2강 3약 현상이 가속화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생산절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노사 갈등 해결은 시급하다. 생산성이 떨어져 구조조정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이 이어지지 않기 위해 신속한 합의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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