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안숭범 영화평론집 '환멸의 밤과 인간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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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안숭범 영화평론집 '환멸의 밤과 인간의 새벽'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9.11.27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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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등뼈와 근육, 힘줄과 핏줄을 찾다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단단하고 거침없고 무성한 한국영화가 세계와 함께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영화 100년 기념식에서 배우 장미희 씨가 한 말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할만큼 성장한 한국영화에 대해 매우 적절한 평가라고 주변에서 말한다.

커뮤니케이션북스(대표 박영률)에서 새로 나온 <안숭범 영화평론집: 환멸의 밤과 인간의 새벽>에도 한국영화의 단단하고 거침없는 모습이 정말 잘 드러난다.

이창동 봉준호 홍상수 허진호 감독의 대표작들이 낱낱이 파헤쳐지면서 영화를 지탱하는 뼈와 근육은 물론 디테일한 힘줄과 핏줄까지도 찾아낼 정도다.

“나는 좋은 평론가가 아니거나 비겁한 평론가다. 아직도 나쁜 영화를 ‘나쁘다’고 말하는 게 가장 어렵다”고 말하는 저자의 내면에는 “작가와 영화에 대한 열렬한 애정”이 담겨 있다.

그래서 누구나 아는 흔한(?) 영화를 오래 음미하고 바뀐 시선으로 다시 마주하면서 다른 감정과 새로운 통찰을 선사한다. 다른 평론서와 차별화되는 점도 여기에 있다. 저자는 자신의 삶에 깊숙이 파고 들어온 영화와 감독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새롭게 만들어간다.

EBS <시네마천국>을 진행하며 영화를 보는 눈을 한 차원 높여준 저자 안숭범은 <오아시스> <8월의 크리스마스> <박하사탕> <마더> <밀양>과 같은 유명 한국영화 뿐 아니라 <트리 오브 라이프> <열대병>과 같은 실험적 외국 영화들에 대해서도 신선하고 독특한 해석을 내린다.

프랑스 다르덴 형제, 그리스의 테오 앙겔로풀로스, 태국의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이란의 아쉬가르 파라디, 헝가리의 일디코 엔예디 등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감독들의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들도 만나볼 수 있다.

“어떤 영화는 삶의 여백을 다녀가지만, 어떤 영화는 삶이 된다. 영화 속 어떤 이미지는 단지 기억되지만, 어떤 이미지는 관객의 삶으로 들어가 그와 살아간다. 그런 각별한 영화들이 있다. 내 누추한 문장에 간절히 누이고 싶었던 영화의 순간과 영화 이후의 희열이 있다. 스크린 안에서 점멸하는 삶이 여기로 와 나의 내일을 주무르던 기억들. 이 책은 내가 존재하는 한 연장될 그 순간들에 관한 기록이다.”

저자는 “영화에 관한 치열한 해석을 두고 대화든, 경쟁이든 할 수 있는 사람도, 지면도 사라져 가는 현실에서 그런 복잡다단한 감정의 압력을 견디며 이 책을 완성했다‘고 말한다.

지은이 안숭범은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을 강의한다. 시인(2005)으로, 영화평론가(2009)로 등단한 이래 서사학, 스토리텔링학을 바탕으로 문화콘텐츠 기획과 비평을 해오고 있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 사무총장,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출판이사 등을 역임했다. 한국영화학회 학술이사, 인문콘텐츠학회 편집이사로 일했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심사를 맡기도 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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