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ㆍ오피스텔보다 리츠가 나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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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ㆍ오피스텔보다 리츠가 나은 이유
  • 미래에셋대우 허혁재 수석매니저
  • 승인 2019.11.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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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허혁재 수석매니저(VIP컨설팅팀)

달마다 꼬박꼬박 임대료가 나오는 상가 하나는 열 효자 부럽지 않습니다. 은퇴가 가까워지면 작은 상가나 오피스텔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나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저금리로 돈을 굴릴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대출금리도 낮아 레버리지 효과가 커지기는 했습니다. 수익형부동산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입니다. 수명이 길어져 벌어 둔 원금에는 손을 댈 수 없습니다. 원금에 손대지 않으면서 다달이 연금처럼 돈이 들어오는 수익형부동산보다 나은 게 없다고 많은 분이 생각합니다. 다만 쓸 만한 수익형부동산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함정입니다.

수익형부동산 가치는 당연히 임대료에 영향을 받습니다. 상가가 부족했고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과거에는 임대료가 항상 올랐습니다. 임대차계약 종료일이 가까워지면 임차인은 임대인 눈치를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임대료가 얼마나 올라갈까 걱정부터 해야 했습니다. 권리금도 못 챙긴 채 쫓겨나지 않으면 다행이었던 시절이었습니다. 

환경이 바뀌었습니다. 상가 공급은 계속돼 쌓여 가는데, 모바일 쇼핑 같은 판매채널이 생겨 오프라인 매장 수요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인건비 상승도 문제입니다.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문을 닫는 매장이 늘어만 갑니다. 물론 여전히 임대료를 올릴 수 있는 핵심 상권이나 뜨는 상권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더 많은 상권에서는 임대료 인상은 고사하고 임차인만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입니다.

오피스텔은 상가보다 공실 위험은 작습니다. 그래도 공급이 늘어나 단기 공실 위험은 커졌습니다. 오피스텔은 상가와 달리 소위 뜨는 상권이라는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임대료를 올리는 것은 매우 어렵고 전반적으로 정체돼 있습니다. 노후화가 진행되면 주변 신축 오피스텔에 밀리면서 임대료는 떨어지고, 관리비용은 증가합니다. 이런 마당에 가격마저 높아져 투자에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임대료와 함께 수익형부동산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대수익률입니다. 몇 년 사이 임대료가 그냥 유지만 된 상가 건물도 가격은 50% 넘게 올랐습니다. 기준금리 인하로 기대수익률도 5%대에서 3%대까지 떨어져서 그렇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한때 우리 기준금리도 1.75%까지 올라갔으나, 올해 10월 다시 사상 최저인 1.25%로 낮췄습니다. 기준금리가 떨어진 만큼 기대수익률도 낮아져 수익형부동산 가치가 올라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관리비용이나 세금 문제도 생각해야 합니다. 세전 기대수익률 3%대는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닙니다. 물론 저금리 영향으로 레버리지 효과는 커졌지만, 공실 위험을 따져야 합니다. 과도한 대출은 가장 나쁜 상황으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좋은 상권, 좋은 입지에 있는 부동산이라면 부침이 있더라도 오래 가지고 있는 게 좋겠습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부동산은 매각을 검토해 볼 만합니다. 매수세도 살아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와 아파트 대출 규제로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대출 환경도 좋아졌습니다. 그래도 아쉬운 건 다달이 받아왔던 월세입니다. 비슷한 월세를 받는 물건을 찾기도 귀찮으니 그냥 안고 가기도 합니다.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수익형부동산 투자가 반드시 실물일 필요는 없습니다. 부동산보다 수익형에 주목하라는 이야기입니다. 달마다 월세처럼 월배당금이 나오는 부동산투자회사(리츠) 같은 부동산간접상품을 대안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소액투자로는 성공하기 어려워진 실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임차인 관리나 공실에 대한 걱정도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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