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포스코도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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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포스코도 적자를 기록했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11.2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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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현대제철의 올 3분기 실적이 시장전망치의 기대에 못 미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4분기 역시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현대제철의 실적은 충분히 개선 여지가 있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0.67%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을 하는 경우 영업이익률이 4%를 넘어야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가능한 것으로 본다. 영업이익률 4%는 금융비용과 연구개발비, 투자비, 인건비 등을 고려했을 때 돌발 상황에도 큰 이상 없이 안정적 사업 영위가 가능한 척도로 여겨진다.

결국 0.67%는 사실상 적자나 다름없는 수준의 영업이익률인 셈이다. 물론 상반기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4분기에도 상황이 악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제철 역시 창사 이래 심각한 수준의 경영실적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6개월 선행 지표라 볼 수 있는 주가는 현재 3만원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매출 규모 등 모든 것을 고려해도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낮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주가만 보면 오히려 회사가 퇴보하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회사가 연간 적자가 날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과 충분히 반등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충분하다. 몇 년간 수입이 날 때마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빚을 상환해온 점을 감안할 때 크게 우려할만한 회사는 아니라는 것이 확실하다. 다만, 이 기회를 통해 좀 더 경쟁력 있는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분명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1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가 났다. 영업이익률 20%를 훌쩍 넘겼던 회사가 적자를 낼 정도였으니 그 충격은 굳이 말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물론 별도기준이 아닌 연결기준으로 무수히 난립했던 계열사의 영업적자가 원흉이었다. 이 당시 주가도 17만원 수준까지 내려가며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포스코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환골탈태했다.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을 제외하고 비주력사업과 함께 철강사업과 큰 연관이 없는 부분을 과감하게 잘라냈다. 철강본원 경쟁력 확보를 외치며 야무지게 구조조정에 나선 결과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회복하며 글로벌 철강사 중에서도 톱 티어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비록 2015년 포스코와 같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분기 적자가 난다면 사업구조 개편을 검토해볼 만하다. 지금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다소 산만한 부분이 없지 않다. 물론 포스코와 다른 점이 있다. 포스코는 외부 사업을 정리했던 반면, 현대제철은 내부 사업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의 강성노조를 감안할 때 쉽게 언급하기 어려운 부분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하이스코를 인수하면서 떠맡았던 컬러강판과 강관 등 비주력사업은 충분한 검토 후 실행에 나설 필요가 있다. 현대제철은 후방 산업의 시황이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포스코도 부럽지 않을 정도의 수익률이 가능한 회사다. 현재는 산업의 침체로 발목을 잡고 있지만, 계열사의 고정 물량 확보는 수요 측면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내년은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현대차그룹의 GBC 건립도 착공에 들어설 전망이고, 미국 수출 역시 관세 인하의 기대가 크다. 이미 냉연강판 부문에서는 관세가 낮아졌고, 내년 1월 10일 나올 아연도금강판의 관세 역시 인하 가능성이 크다. 냉연강판 수준으로 관세가 낮아지면 사실상 미국 현대차 공장에 들어가는 자동차강판 대부분이 가격인상 효과가 나는 것과 다름없다. 그동안 수출 부문에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관세인하 효과만으로도 수익 개선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가 연이은 신차 출시 등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은 현대제철에게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다만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구조 개편 등 분명한 변화가 필요하다. 포스코는 홍역을 치른 후 더욱 강한 회사로 돌아왔다. 어느 기업이든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기업이 미래에 살아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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