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던 ‘코리아 세일 페스타’
상태바
[기자수첩]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던 ‘코리아 세일 페스타’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11.24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옛 속담 중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있다. 떠들썩한 소문이나 큰 기대에 비해 실속이 없거나 소문이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다. 지난 1일 시작해 22일 막을 내린 ‘코리아 세일 페스타’(이하 코세페)도 딱 그런 모양새다. 정부가 2015년 메르스 사태 후 소비 진작과 내수 활성화를 위해 처음 기획해 올해로 4회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아쉬움과 물음표만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코세페는 올해 처음 민간 주도로 치러졌다. 역대 최다인 650여개 이상 유통·제조·서비스 업체가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오프라인 유통 업체가 주도한 지난해와 달리 100개를 훌쩍 넘는 온라인쇼핑이 참여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는 듯 했다. 기간 역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에 맞춰 기존 10일에서 3주로 대폭 늘리면서 역대급 쇼핑 혜택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만들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부족한 홍보로 소비자들의 참여가 저조했기 때문이다. 참여기업 및 관련 이벤트 내용 역시 행사 시작 일주일 전 공개되면서 대대적인 홍보가 부족했다는 평을 남겼다. 설상가상 소비자를 끌어당길만한 유인책마저 충분치 못했다는 해석이 꼬리표처럼 뒤따랐다.

더욱이 온라인과 비교해 차별성 없는 쇼핑 혜택은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대부분의 업체가 정부의 눈치를 보며 마지못해 참여하는 구조가 되다 보니 ‘소비자를 위한 진정한 할인 행사’가 아닌 그저 ‘참여를 위한 행사’로 전락, 기대에 못 미치는 행사로 끝나고 말았다.  

국민 쇼핑 축제를 표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참여 업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돼야 한다.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 흉내내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명확한 콘셉트와 구체적인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세밀한 접근이 선행돼야만 한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를 주축으로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는 올해로 네 번째에 접어든 이번 코세페 행사를 두고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흥행시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제는 다시 한 번 고민해 보고 반성해야 할 차례다. 당초 코세페가 무엇을 위해 기획된 행사인지 돌아보라는 직언을 날리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