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에 꽂힌 ‘초대형IB’ 14조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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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에 꽂힌 ‘초대형IB’ 14조 쐈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11.21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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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대형 증권사, 해외 대체투자에 14.8조 베팅
부동산 과열현상 따른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도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가 14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지속 등 영업환경 악화로 대체투자가 업계 대안으로 부상했지만, 고위험 투자에 따른 우발채무 현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3조원 이상 8개 대형증권사의 기업에 대한 직접대출규모는 올해 6월말 기준 1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긴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8개사다.

이들 대형사는 늘어난 자본을 활용해 해외 대체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17년 말 3조7000억원에 그쳤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올해 6월말 기준 13조900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부동산투자 비중이 8조원으로 가장 크고 인프라(SOC)와 항공, 선박, 헤지펀드 등에 주로 투자했다.

IB사업 확대에 따른 대체투자 열풍은 일반 자산관리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부동산이나 인프라 등을 포함한 국내 대체투자 펀드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218조원으로 2009년 27조원 대비 8배 급증했다. 전체 대체투자 펀드 가운데 해외 대체투자 비중은 49.3%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44.1%에 비해 5.2%포인트 확대됐다.

대형사의 경우 중소형사보다 투자처를 찾는 딜소싱면에서 능력이 뛰어날 뿐더러, 자산운용사와 연계 영업을 할 수 있다. 증권사가 투자처를 발굴하고 이를 운용사가 받아 펀드로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방식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2700억원을 들여 유럽의 아마존 물류센터를 들여와 공모펀드로 설정, 완판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뤘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진행한 해외 대체투자 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월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영국 브리스톨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 3곳을 투자 포트폴리오로 하며, 공모 및 사모펀드를 통해 셀다운을 진행했다.

대체투자가 금융투자업계 저금리 대안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를 우려하는 시선도 여전하다. 은행의 리스크관리 강화와 건설사의 신용보강 여력 저하, 증권사의 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 등이 맞물리며 대체투자에 따른 증권사 우발채무도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IB의 우발부채는 지난 2015년 6월 13조2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2조6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8개 대형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는 13조9000억원으로 부동산 58%(8조원)과 인프라 30%(4조2000억원), 사모·헤지펀드 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해외 대체투자가 부동산·SOC 등 특정 분야에 쏠려있고, 후순위나 지분투자가 대다수를 차지해 자산가치 하락 등 시장 급변 상황에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관련 익스포져 속도가 가파르고, 일부 증권사의 경우 미매각 잔고도 상당하다”면서 “취급물량이 절대적으로 늘어난 영향도있지만, 6개월 이상 미매각된 익스포져의 규모가 증가 하고 있어 셀 다운 목적의 익스포져가 잘 해소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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