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고려개발이 8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고려개발과 채권단 관계자들은 20일 서울 서대문 신라스테이에서 성공적인 워크아웃 졸업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14일 주채권은행인 NH농협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고려개발에 대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 종료를 통지했다.
국제 금융위기 후폭풍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기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지연으로 인한 유동성 압박으로 2011년 12월 워크아웃을 신청한 고려개발은 부실정리와 사업구조조정의 노력으로 2016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그 이후 지속적인 실적개선을 이뤘다. 지난해에는 매출 554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4484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수주 잔액은 2조690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4년이 넘는 일감을 확보해 앞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해 회사의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개발은 워크아웃 동안 기존의 강점 분야인 토목사업과 더불어 사업 다각화를 위해 도시정비사업에 신규 진출했다. 특히 신탁형 정비사업을 국내 최초로 수행하면서 관련 정비사업을 연달아 수주하기도 했다.
신탁형 정비사업은 신탁사가 조합을 대신해 도시정비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이다. 시공사로서는 사업 진행이 빠르고 공사비 회수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고려개발의 워크아웃 졸업은 채권단, 대주주, 회사의 공동 노력으로 채권단 관리절차를 벗어난 모범 사례다. 채권단은 차입금 이자율 조정과 상환 유예, PF 보증채무 해소 지원, 출자전환 800억원을 통해 고려개발의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했다.
특히 주채권은행인 NH농협은행이 10개의 금융사를 직접 방문해 중재와 설득을 통해 채권단 결의를 끌어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졸업 후 고려개발이 상환해야 할 채무 1934억원 중 800억원은 오는 2029년 이후로 유예하고, 나머지 약 1134억원은 졸업 후 4년째부터 6년간 분할상환하는 채무 재조정을 결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