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상한제 다음 타깃 거론 '흑석·목동·과천'…호가가 가격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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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상한제 다음 타깃 거론 '흑석·목동·과천'…호가가 가격 '좌지우지'
  • 이재빈 기자
  • 승인 2019.11.21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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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기대감 번지며 매물 거두고 호가 높여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 호가 19억 달해
"상한제 핀셋지정 피한 날, 호가 일제히 올라"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경. 이 단지 전용 84㎡형은 호가가 19억원까지 뛰었다. 사진=이재빈 기자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경. 이 단지 전용 84㎡형은 호가가 19억원까지 뛰었다.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과 동작구 흑석동, 경기 과천시가 분양가 상한제 추가 적용지역으로 유력하게 꼽히고 있지만, 이들 지역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거래량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소수의 매매거래가 시세를 끌어올리며 과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1차 분양가 상한제 지정에서 비껴간 흑석동과 목동, 과천시 등이 추가 지정될 상한제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흑석동과 목동은 재건축 연한을 넘긴 대단지가 많고 과천은 정비사업 추진 지역이 많아 추가 지역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우선 흑석동은 상한제 핀셋지정에서 비켜나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가운데 집값 오름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흑석동 대장주인 '아크로리버하임'(2018년 11월 입주)은 거래절벽 상황이다. 전용면적 59㎡형과 72㎡형에서만 4월 3건, 5월 1건의 거래에 그치고 있다. 

단지 인근에 위치한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물은 평형별로 2~3개씩 있지만 전용 84㎡형 7~15층은 호가가 19억원에 달하는 등 호가가 워낙 높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거래절벽인데 호가만 오르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상한제 지정을 피한 날에 호가가 일제히 올랐고 매수자가 나타나면 호가를 5000만원씩 올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일대 구축 단지들도 호가가 뛰긴 매한가지였다. '흑석 한강센트래빌 1차'(2011년 9월 입주) 전용 84㎡형은 지난 6일 1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흑석동에서 30년째 영업 중이라는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금 호가는 14억~14억5000만원선에 달하고 매수문의도 많지만 매물은 드물다"며 "지난해 12억원을 돌파했을 때만 해도 조만간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고 봤는데, 되려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목동 역시 호가가 고공행진 중이긴 마찬가지다. 목동은 최근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일부 단지가 안전진단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정부의 정시 확대, 자사고·특목고 폐지 방침에 학군 수요가 쏠리며 집값 상승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목동 일대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7단지의 호가는 전용 59㎡형이 12억원, 전용 66㎡형이 15억원, 전용 101㎡형이 20억원에 달한다. 이들 주택형은 지난달 각각 11억3000만원(5층), 14억3500만원(13층), 18억1500만원(5층)에 거래됐다. 

목동신시가지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로 청약경쟁률과 청약가점이 치솟으면서 목동 재건축 단지 매수세가 늘어났다"며 "거기에다 최근의 교육 이슈로 학군까지 부각돼 호가가 많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경기 과천시도 과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과천시 아파트값은 신축과 재건축 상승세가 지속되며 전주대비 0.89%나 올랐다. 

과천 일대 대표 단지인 '래미안슈르' 전용 84㎡형은 지난 8월만해도 12억4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4억원까지 뛰었다. 현재 호가도 최대 15억5000만원에 달하고 15억원에 나온 매물도 적지 않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호가가 터무니없이 오르니 매수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불경기에 비정상적으로 오른 가격이 유지되기는 쉽지 않아 마지막에 산 사람이 큰 피해를 보는 구조"라며 "서로 위험을 거래하는 상황"이라고 신중한 거래를 당부했다. 

이어 그는 "보유세를 인상해 다주택자들을 압박하고 양도세는 인하해 거래가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매물이 늘어나 거래가 활성화돼야 비정상적인 가격이 잡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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