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론 일자 무기한 단식투쟁...황교안·손학규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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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론 일자 무기한 단식투쟁...황교안·손학규 닮은꼴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11.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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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 갑작스런 단식 돌입에 비판 넘어 조롱까지
박지원 “제발 단식 말라...다음 순서인 사퇴 기다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중진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중진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국정대전환을 명분으로 돌연 청와대 앞 단식투쟁을 선언하자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불문한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과거 단식 사례를 빗대 퇴진론이 불거진 황 대표가 당내 국면 돌파를 위한 단식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 어르신(손 대표) 한분이 갑자기 선거법 걸고 단식하고 퇴진론에 대해 추석 지나면 사퇴한다고 공언하고 나중에 식언하면서 어떤 상황을 만들었는지 보면, 단식을 시작하고 총선 후 사퇴하겠다고 하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섬뜩하게 들릴 듯”이라고 했다. 이는 손 대표가 지난해 12월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관철을 주장하며 열흘간 단식을 하자 퇴진론이 수그러들었고, 이후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가 안되면 사퇴하겠다는 발언을 했지만 번복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최고위원이 언급한 ‘누군가’는 황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세력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 최고위원은 “어르신 단식 때 경험했지만 누군가가 단식하고 누우면 그에 대해 퇴진론이나 책임론을 이야기하면 나쁜 놈이 되어버린다”고 했다.

현재 황 대표의 리더십은 ‘조국 사태’와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논란 등을 거치며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김세연 의원은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했지만, 황 대표는 “이번 총선 결과가 나쁘면 퇴진하겠다”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전날 황 대표는 청년들과 가진 ‘한국당 청년정책비전 발표회’에서도 ‘한국당은 노땅정당’ ‘나는 셰임보수’라는 참석자들의 작심 비판을 들어야 했다. 당 안팎으로 퇴진론과 함께 ‘리더십 위기’라는 비판이 나오자 대여투쟁의 강도를 높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디어 황 대표가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인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 중 두 개 이행에 돌입한다고 한다”라며 “제발 단식하지 말라. 그다음 순서인 사퇴가 기다린다”고 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을 한 바 있다. 박 의원은 “(황 대표는) 의원이 아니기에 의원직 사퇴는 불가능하지만 당 대표직 사퇴카드만 남게 된다”며 “위기를 단식으로 극복하려고 해도 국민이 감동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정의당 당대표 시절 단식농성에 돌입했던 이정미 의원도 우려를 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이고, 황 대표님이 단식에 돌입한다네요”라며 “이건 대표님 단식으로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원내를 잘 다스려서 제정당과 제대로 된 협상을 이끄셔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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