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서 발 빼는 外人… 무역협상·MSCI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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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서 발 빼는 外人… 무역협상·MSCI 악재
  • 정웅재 기자
  • 승인 2019.11.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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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거래일 연속 매도세에 1조원 넘게 순매도
스몰딜 난관에 MSCI 조정으로 매도세 거셀 듯

[매일일보 정웅재 기자] 국내 증시에 외국인 수급 불안감이 도래하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순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은 최근 매도로 포지션을 바꾸며 9거래일간 국내 주식 1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스몰딜(부분적 합의) 이후 서명 지연 등으로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이달 말 예정된 MSCI 지수 리밸런싱 또한 부담을 더하며 외국인의 매도세 지속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7일부터 9거래일간 외국인은 코스피 주식을 1조20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의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2488억원이다. 외국인은 20일 현재도 오후 1시 57분 현재 외국인은 251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10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월별로 보면 외국인은 올해 1∼7월에는 5월을 제외하고 매월 순매수했지만,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던 8월부터 순매도로 돌아섰고 이후 4개월째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스몰딜 합의 난항에 코스피 흔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수급을 제약하는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잔존한 데 따른 불안심리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무역협상에서 스몰딜에 의견을 모았음에도 이후 구체적인 합의안이 체결되지 않으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은 그동안 수차례 합의 직전까지 갔다가 결렬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결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만약 중국과의 무역합의에 실패한다면 대중국 관세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며 “내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되지 않으면 협상은 중단될 것”이라고 말해 다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잡음과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연구원은 “한국은 무역 의존도가 높고 특히 중국과 미국 수출 비중이 커 무역갈등에 따른 악영향이 무역분쟁 당사국보다도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미·중이 무역협상과 관련해 확실한 진척을 보여주거나 1단계 합의 결과를 도출한 이후에야 외국인 수급 상황도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노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 유입은 1차 무역협상 서명 등 스몰딜 불확실성이 확실히 해소된 이후에야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MSCI 리밸런싱, 외인 수급 부담 더해

 또 하나의 걸림돌로 지목되는 건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네셔널)의 한국 비중 조정이다. 11월 리밸런싱에선 중국 A주 대형주 비중이 기존 15%에서 20%로 증가하고 A주 중형주가 20% 비중으로 신흥국(EM) 지수에 신규 편입될 예정이다.

MSCI EM 지수에서 한국(MSCI Korea)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외국인의 매물 출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달 26일 종가 기준으로 적용되는 MSCI 반기 리밸런싱을 앞두고 이달 말까지 외인 순매도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파생·주식시황 담당 연구원은 “이번 11월 비중 조정에서 MSCI EM 지수 내 한국 비중은 현 12.2%에서 12.1%로 0.1224%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며 “올해 6월 말 기준 MSCI측 공표기준 추산액 3620억달러 상당의 MSCI EM 지수 추종 글로벌 패시브 자금과 환율, 그리고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오는 25~27일 사흘간 5000억원 이상의 외국인 순매도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현재 MSCI 신흥국 지수 편입을 둘러싼 외국인의 이탈 가능성은 국내 증시에 큰 부담”이라며 “역외 위안화 환율이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는 등 신흥국 환율이 약세인 점에 더해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과 겹쳐 외국인 수급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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