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현1구역’ 결국 둘로 쪼개졌다… 짙어지는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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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현1구역’ 결국 둘로 쪼개졌다… 짙어지는 먹구름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11.19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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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낙마 계기로 일부 조합원 비대위 결성
조합원 집행부 불신임 묻는 자체 설문조사 진행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지 전경. 사진=조합원 제공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지 전경. 사진=조합원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지 중 하나인 갈현1구역이 내분으로 먹구름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사업 추진 주체가 둘로 갈라져 조합원 간 갈등이 격화될 조짐이 보이는 탓이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갈현1구역 일부 조합원이 주축이 돼 최근 ‘갈현1구역 조합원 권익추진위원회’라는 이름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 조합에 조직적으로 반발할 태세다. 비대위는 조합원들에게 조합 집행부 불신임을 묻는 취지의 설문조사를 진행, 불신임 동참 여론을 형성하고 나섰다. 

비대위에서는 조합이 지난달 26일 긴급 대의원회의를 열어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을 박탈하고 입찰보증금 1000억원 몰수 등을 의결한 것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조합장과 집행부를 모두 해임하고 새 조합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갈현1구역에선 시공사 선정 절차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조합을 상대로 대의원회 의결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향후 사업 진행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대의원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 은평구청에서 ‘위반사항을 직접 점검할 테니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의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조합에 보냈는데도 무리하게 대의원회의를 강행했다”며 “현대건설이 조합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돌아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 시공사 편들기에만 혈안이 된 조합 집행부 전원을 해임하고 완전히 새롭게 선출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비대위 내에선 후보를 내는 등 일체 선거에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다”고 역설했다.

내달 29일 조합장과 대의원을 재선출하는 총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비대위에선 현 조합장과 대의원이 연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 조합장은 16년째 ‘장기 집권’ 중으로, 홍보전담 OS(outsourcing) 요원을 동원해 현 조합장을 뽑도록 유도했다는 게 비대위의 주장이다.

이런 폐단을 막겠다며 비대위는 조합 정관에 집행부 연임 제한하고 집행부 선출 때 OS요원을 동원하지 못하게 하는 항목과 서면 결의를 최소화해 조합원 직접투표를 늘리는 항목 등을 추가시키기 위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아울러 변경된 정관이 표준 정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서울시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편 조합원 내부에선 이같은 비대위의 행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현대건설과의 소송전이라는 변수에 조합원 간 내분까지 불거지면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아서다.

한 조합원은 “갈등의 골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데 그렇다고 모든 이들의 주장을 모두 조정할 수는 없는 게 현실 아니겠느냐”며 “비대위에서 주장하는 대로 조합장을 교체한다고 해도 결국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을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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