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농협중앙회장 적임자"… 선거전 '4강' 압축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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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농협중앙회장 적임자"… 선거전 '4강' 압축 전망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11.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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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여명 출마 표명… 여원구·이성희·유남영·강호동 유력주자 꼽혀
"사상 첫 경기출신 회장 배출" vs "전통적 양강 영ㆍ호남 주자 대결구도"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여원구 양평양서조합장, 이성희 전 감사위원장,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 강호동 합천율곡조합장. 사진/각 단위농협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여원구 양평양서농협조합장,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강호동 합천율곡농협조합장,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 사진=각 단위농협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새해 벽두 치르는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벌써 4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사상 처음 경기에서 신임 회장이 뽑힐지, 이변 없이 더 많은 선거인단을 가진 영호남에서 회장이 나올지가 큰 관심사다. 과거 결선투표에서 판세가 뒤집힌 적도 많아 일찌감치 결과를 가늠하기는 어렵겠다.

◆공식 선거기간 내년 1월 18~31일

19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24대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선거는 내년 1월 31일 열린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내년 1월 18일부터 선거 당일까지다. 

농협중앙회 밖에서도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선거다. 중앙회는 정부와 함께 농정 파트너 역할을 수행해왔다. 재계 순위로 열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중앙회 내부적으로는 깊은 농정철학을 바탕으로 공감하고 소통할 줄 아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아직 공식 선거운동 전이지만, 하마평에 오른 후보마다 강점을 내세우면서 여론전에 뛰어들고 있다. 지역별 조합에서는 벌써 선거철 못지않은 열기가 느껴진다. 직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인물 두 명이 재도전에 나섰고, 전국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은 10여명에 달하고 있다.

◆경기 여원구ㆍ이성희 나란히 출사표

아직 성급한 감이 있지만, '4파전' 예상에 오르내리는 인물은 여원구ㆍ이성희ㆍ유남영ㆍ강호동 넷이다. 여원구 양평양서농협조합장과 이성희 전 성남낙생농협조합장은 나란히 경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과 강호동 합천율곡농협조합장은 저마다 전북과 경남 출신이다.

농협 59년 역사상 한 차례도 회장을 내놓지 못한 경기 지역에서 여원구 조합장과 이성희 전 조합장이 출마를 표명해 관심을 높이고 있다.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지역 안배 차원에서 당선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성희 전 조합장은 직전 중앙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104표를 얻어 91표를 얻은 김병원 현 회장을 눌렀었다. 그러나 과반수인 146표가 안 됐고, 결국 결선투표에서 163대 126표로 고배를 마쳤다. 이성희 전 조합장은 중앙회 감사위원장으로 일했던 2010~2016년 불거진 조선 3사 부실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도시 농협 출신이라는 점에서 농정 현안에 상대적으로 어둡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에 비해 똑같이 경기 지역 예비주자인 여원구 조합장은 농정 철학이 깊은 인물로 꼽혀왔다. 그는 2005년 조합장에 처음 당선됐고, 올해 3월에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4선에 성공했다. 현직 조합장, 농협중앙회 이사, 경기도농협운영위원회 의장이라는 직함도 나란히 가지고 있다. 여원구 조합장은 경기 지역 경쟁자인 이성희 전 위원장과 비교해 농정 현안에 두루 밝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호남 후보 재집권 vs 영남 후보 탈환

호남권에서 유력후보로 꼽히는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은 2004~2007년 농협중앙회 이사를 역임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는 농협금융지주 이사를 맡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호남 재집권론이 부각될 경우 그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남지역에서는 최덕규 전 합천가야농협조합장이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아직 소송에 휘말려 있다. 본인이 입후보했던 2016년 농협중앙회장 선거 결선투표(2차)에서 김병원 후보를 지원하다가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얼마 전 2심에서 벌금 200만원 판결을 받았다. 그는 대법원에 상고했고, 위탁선거법(최종판결 전 무죄추정)에 따라 출마에는 문제없다. 똑같이 경남에서 출마에 나선 강호동 합천율곡농협조합장은 전국적으로 폭넓은 지지층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동ㆍ최덕규 단일화 여부를 지켜보아야 하는 이유다.

경기 지역처럼 농협중앙회장을 한 번도 배출하지 못한 충청권에서는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이 일찌감치 표밭을 다지면서 출마를 준비해왔다. 전남에서는 문병완 보성농협조합장이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 포기와 공익형 직불제 도입 같은 굵직한 농정 현안 해결을 내세우며 중앙회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전국 조합장 1118명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293명(중앙회장 포함)이 참여하는 간선제로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1위와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회장 임기는 4년(단임제)이다.

한 지역 농협조합장은 "후보자가 난립하는 양상이라 철저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며 "지역 기반을 넘어 전국 농협을 대표하고, 현안을 풀 수 있는 적임자가 배출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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