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시장 ‘찬바람’…일부 미매각 흥행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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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시장 ‘찬바람’…일부 미매각 흥행 참패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11.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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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 늘었지만, 금리 상승 등 비우호적 환경 조성
회사채 흥행 실패 잇따라…2~3%대 금리도 투자자 외면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연초까지 우호적 발행 환경에 힘입어 투자 열기가 달아올랐던 채권시장이 연말 가까워지면서 분위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19년 10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채권 발행잔액은 전월 대비 14조3000억원 증가한 201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10월 채권 발행규모는 전월 대비 10조8000억원 늘어난 6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채와 회사채 발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발행규모도 커졌다.

회사채는 금융통화위원회 등으로 채권 발행을 미뤘던 기업이 연말 계절적 비수기를 앞두고 10월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전월보다 6000억원 늘어난 12조4000억원 발행됐다. 10월 국내 채권금리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미·중 무역 협상 진전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금리 인하 기대 조정, 주택저당증권(MBS)·국채 발행 확대 우려 등으로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채권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발행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6일 대한항공(신용등급 BBB+)은 17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2년물 900억원, 3년물 800억원씩 모집했으나 각각 450억원, 12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대한항공은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분위기를 고려해 ‘고정금리 카드’까지 제시했다. 채권이 상장된 이후에 유통금리 불확실성을 줄여 자금 유치에 나선 것이다. 2년물 3.3%, 3년물 3.7% 수준의 금리를 제시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의 주목을 받는데 실패했다.

상반기 내내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회사채 시장은 9월부터 급속히 냉각되기 시작했다. 한화건설(BBB+)은 3년물에서 90억원의 미매각을 기록하며 발행 규모 자체를 줄였다. 신용등급 A+인 파라다이스까지 3년물 1000억원어치 수요예측에서 절반의 미매각을 냈다. 10월 들어선 군장에너지(A+) 역시 부진한 청약률을 기록했다. 팔리지 않은 채권 물량은 발행 주간과 인수단으로 참여한 증권사들이 나눠 사들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회사채 발행시장이 일정한 순발행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리스크 확대 및 경기둔화 우려 등에 따라 올해보단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회사채 순발행액을 올해(약 23조원)의 절반 이하인 10조원 정도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화학·IT부문 위주로 투자수요가 지속하면서 전체적인 순발행은 이어지겠으나, 신용위험 우려로 인해 투자등급 내 하위등급(A등급 이하) 발행은 상위등급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도 발행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올해는 금리인하 기대 속에 발행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됐으나, 내년에는 펀더멘탈 영향이 더 중요해지면서 기관들의 매수 여력도 줄어들 것이란 전언이다. 전 연구원은 “신용평가사들의 ‘부정적’ 등급전망이 확대된 상황에서 기업들이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금조달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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