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국토부 제재에 속수무책…올해도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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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국토부 제재에 속수무책…올해도 물 건너가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1.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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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 3개월째 제재 지속…국토부, 아직까지도 원론적 입장만 반복
日 악재까지 겹쳐 2분기 연속 어닝쇼크…올해 연간 적자도 불가피
연내 제재 풀리지 않을 경우, LCC 선두 제주항공과 격차 더 벌어질 듯
진에어의 B777-200ER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진에어의 B777-200ER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진에어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불매운동으로 일본 노선이 부진한 상황에서 국토교통부의 제재까지 겹치며 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제재 1년이 넘었지만 국토부가 여전히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고 있어, 진에어의 제재 해제는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벌써 1년 3개월째 국토부로부터 신규 항공기 등록 및 신규 노선 취항 불가 제재를 받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8월 조현민 전 부사장(현 한진칼 전무)이 ‘물컵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 외국인 신분으로 등기임원에 재직한 사실을 문제 삼아 경영 제재를 내렸다. 그러면서 진에어가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충분히 이행했을 경우,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오던 진에어는 지난 9월 경영문화 개선 이행 방안이 담긴 최종 보고서를 국토부 측에 제출하며 공식적인 제재해제를 요청했다.

최종 보고서에는 진에어 경영문화 개선 이행 방안인 △독립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재정립 △이사회 역할 강화 △사외이사 작격 검증 절차 강화 △준법지원조직 신설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및 사회공헌 확대 등 17개 항목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해당 보고서를 받은 뒤, 현재까지 진에어에 공식적인 입장이나 추가적인 서류제출 요구 등을 하지 않고 있다. 김기대 국토교통부 과장은 지난 11일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및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정책 토론회에서 “진에어 제재 해소는 경영개선 등 국민에 대한 약속이행 부분 등을 보고 다양한 평가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며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토부 제재가 1년을 넘어가면서 진에어의 경영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 사이 불매운동으로 인해 일본 노선 수요 감소와 공급과잉 등 업황 부진까지 겹친 탓이다. 최근 발표된 진에어의 3분기 영업손실은 1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266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진에어는 올해 연간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분기 50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2분기와 3분기가 부진한데 이어 항공업계 비수기로 통하는 4분기에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진에어가 올해 안에 국토부 제재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진에어의 비용 효율성도 경쟁사보다 낮아졌고 외형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티웨이항공에 국제선 LCC 점유율 2위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면서 “국토부 제재 해소를 가정해 2020년 2대의 기재가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현재의 훼손된 펀더멘털로는 순이익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 제재 해소가 발표되지 않을 경우 1, 2위 업체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진에어의 국토부 제재가 언제 풀릴지 장담하기 어렵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면서 “업황 부진이 최소 올 4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제재가 풀리더라도 실적 개선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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