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새해 기상도…은행·보험 ‘흐림’ 증권·카드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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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새해 기상도…은행·보험 ‘흐림’ 증권·카드 ‘안개’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11.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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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어닝쇼크'에 휘청…은행 '펀드·예대율' 규제 비상
카드·증권사도 불투명한 내년 경기 전망에 수익성 시름
금융권이 규제와 어두운 경기전망 등으로 내년 실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진은 여의도 금융가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융권이 규제와 어두운 경기전망 등으로 내년 실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진은 여의도 금융가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연말로 접어들며 내년 사업구상에 몰두해야 하는 금융권의 시름이 깊어져 있다. 은행들은 깐깐해지는 규제에 발목잡힐 처지이고,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 보험사들은 실적개선 기미가 깜깜하다. 증권사와 카드사들 역시 불투명한 증시와 경기전망이 이어지며 마땅한 수익성 제고 방안을 못 찾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실적잔치를 이어오던 시중은행들은 'DLF발 악재'로 한순간에 수익성 악화를 걱정해야 할 신세가 됐다.

은행권 3분기 보고서를 취합한 결과, 국내 4대 은행의 WM(자산관리) 수익은 2분기에 비해 모두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강력한 금융당국의 ‘DLF 대책’이 시행되며 앞으로 타격은 더 치명적일 전망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신 예대율 규제 또한 수익성 훼손을 부추길 전망이다. 은행들이 새로운 예대율 규제에 맞추려면 가계대출 속도를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을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 은행 수익성뿐 아니라 건전성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LF 대책이 생각보다 강력하게 나와서 금융당국이 발표한 대로 규제가 시행될 경우 4분기는 물론 내년 실적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보험업계의 내년 사정은 더 심각해 보인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 급증의 영향으로 순익이 급감하고 있고, 생명보험사의 경우에는 저금리로 인한 운용수익률 감소가 실적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 등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882억원) 대비 32.9% 감소했다.

생명보험사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저금리 국면이 지속되면서 자산운용이익이 급감한 데 따른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실적 제고를 위한 뚜렷한 방안이 없어 내년 실적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손해보험사의 실적 하락은 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며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잡기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내년에도 보험료 인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증권사들도 3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내려앉아 위기감이 팽배하다.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4분기 예상 역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 이상의 대형 증권사 중 NH투자증권의 경우 3분기 순이익이 2분기에 비해 25.0% 감소하며 1000억원 아래로 내려간 807억원을 기록했고, KB증권도 3분기 순이익이 35.0% 감소한 614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7분기 연속 1000억원대 당기순이익 기록을 이어가는데 성공했지만 2분기 1459억원에 비해 28% 이상 줄어든 1044억원으로 3분기를 마쳤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도 각각 전분기 대비 17.6%, 35.5% 감소한 3분기 당기순이익을 발표했다.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4분기와 내년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상반기 실적을 이끌었던 트레이딩, 상품, IB 실적이 3분기 급격히 꺾인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3분기 실적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내년 전망은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카드사 5곳(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총합은 897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913억원보다 소폭(62억원)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8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이번 3분기 실적 선방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마케팅' 등에 힘을 쏟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소폭 상승했다"며 "하지만 수익을 창출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내년에는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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