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기업은행장 안갯속…내부출신 vs 외부인사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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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기업은행장 안갯속…내부출신 vs 외부인사 관건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9.11.18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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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출신으로 임상현 전무·김영규 사장·시석중 사장 등 물망
정은보 대표·유광열 부원장·전병조 전 사장 등 외부인사도 거론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IBK기업은행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IBK기업은행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IBK기업은행의 차기 기업은행장 자리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현재 내부출신으로는 16명의 부행장들이 후보군으로 폭넓게 거론되고 있다. 외부출신으로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등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내린다.

◆4번 연속 내부인사 나올지 주목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6년 12월에 취임해 다음달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도진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은행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기업은행의 은행장 임기는 3년으로 그간 연임 전례가 없어서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 안팎에서는 차기 은행장으로 누가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뚜렷한 후보군은 나오지 않고 있다.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은행장을 선출하는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국책은행의 성격을 가진 기업은행은 금융위원회가 직접 신임 은행장을 임명 제청하기 때문이다. 정부 또는 상급 기관인 금융위의 내·외 변수에 직·간접 영향을 받다 보니 금융위의 임명 전에는 뚜렷한 후보군을 알기 어렵다. 차기 행장을 두고 내부출신이냐 외부인사냐를 두고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2010년 조준희 전 행장 이후로 권선주 행장, 현 김 행장까지 9년간 내부 출신이 자리를 이어온 만큼 이번에도 내부 출신의 인사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부 인사일 경우 기업은행 부행장과 계열사 사장 등이 거론된다. 김 행장의 경우 행장 취임 전 경영전략본부 부행장, 권 전 행장은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조 전 행장은 수석부행장(전무이사)을 지냈다. 

이들 가운데 임상현 기업은행 전무이사와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이 물망에 오르내린다. 

임 전무는 1982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뉴욕지점 지점장, 외환사업부·퇴직연금 부장, 충청지역본부 본부장, 경영전략본부·경영지원본부 부행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6년 IBK저축은행 대표를 거쳐 2017년 수석부행장 등을 역임하는 등 37년 간 기업은행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고 격의 없는 소통으로 위·아래로부터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사장은 남동공단지점장, 인천지역본부장, 기업고객 본부장, IBK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한 뒤 2017년 IBK투자증권 대표로 선임됐다. 시 사장은 기업고객부장과 인천지역본부장, 마케팅 본부장, 마케팅 그룹장을 거쳐 IBK자산운용 대표로 선임됐다. 

◆기재부 출신 외부인사 유력

다만 기업은행 지분 53.24%를 기획재정부가 갖고 있는 만큼 관료 출신인 행장이 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전 행장 이전에는 줄곧 관료 출신이 행장직을 맡아온 바 있다.  

현재 유력 외부인사로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가 거론된다. 정 수석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과 차관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부위원장·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정통 경제관료로 꼽힌다. 지난 9월부터 맡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정 대사는 다음달 종료된다.

무엇보다 정 수석대표는 앞서 수출입은행장에 방문규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 발탁되면서 차기 기업은행장 선임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에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수행해줄 관료출신이 기용된 것처럼 기업은행도 관료출신 행장이 임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 부원장,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모두 기재부 출신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차기 기업은행장을 놓고 내부냐 외부냐 말이 많지만 결정되기 전까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게 국책은행의 인사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가 아닌 전문성을 갖춘 행장 임명을 촉구하며 행장 선임에 앞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기업은행지부는 성명을 통해 “정치권의 보은·코드 임명, 돌려막기 인사, 각종 단체·학교·지역의 정치적 안배로 배치되는 행장에게 IBK를 이끌 철학이 준비되었겠느냐”며 “은행의 인원과 예산 등 외형적 성장은 물론,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와 고객 신뢰까지 키울 수 있는 인사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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