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규제 일변도' 정부…본질적 해결책 강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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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규제 일변도' 정부…본질적 해결책 강구해야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9.11.1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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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규제가 규제를 낳는 모양새다. 집값이 반등 조짐만 보이면 추가 규제를 내놓다 보니 시장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결국 정부가 규제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까지 꺼냈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

문재인 정부가 시작된지 2년하고 6개월이 지났다. 5년 임기의 전환점을 지난 셈이다. 하지만 그 사이 집값은 계속해서 반등했다. 정부가 2017년 8·2부동산대책과 2018년 9·13대책, 2019년 10·1대책을 내놨음에도 말이다.

이는 정부가 집값을 개선책보다 억제책으로 잡아온 게 주효했다. 8·2대책은 전매제한과 양도세를 강화함으로써 9·13대책은 대출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수요와 공급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주된 내용인 10·1대책도 이 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개선책으로 내놓은 것도 있다.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인천계양, 고양창릉, 부천대장 등에 3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정책같이 말이다. 하지만 2기 신도시가 온전한 모습도 갖추지 못한 상황 속에 발표된 정책이다 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특히 2기 신도시 주민은 몇 달에 걸쳐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시위를 지속한 바 있다. 또 1·2기 신도시 집값이 안전하지 않다고 여긴 사람들이 서울 부동산시장에 진출했다. 이는 서울 중 강남권에서, 신축보다는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집값 반등을 유발했고 결국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게 됐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부동산 규제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강도 높은 규제다. 사실상 추가적인 규제를 기대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처럼 규제의 규제를 통해 집값을 잡아온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시행을 밝혔음에도 시장이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이 발표된지 10여일이 지났지만 서울 집값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의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서울 집값은 전주대비 0.13% 올랐다. 전주(0.14%)보다 상승폭은 소폭 둔화됐지만 여전히 오름세가 지속된 것이다. 한국감정원 기준으로는 전주와 동일하게 0.09% 오르면서 20주 연속 상승했다.

도리어 서울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려는 사람만 늘고 있다. 11월 둘째 주 서울 지역의 매수우위지수는 리브온 기준으로 119.1다. 전주(114.1) 대비 5포인트나 올랐다. 매수우위지수가 100을 넘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발표 후 처음으로 강남권에서 분양이 이뤄진 ‘르엘 대치’는 31가구 모집에 6575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212.1대 1에 달했다. 이는 올해 서울에서 분양된 단지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물론 아직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국토교통부 2년반 중간평가와 새로운 출발’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 중입니다”라며 자화자찬하기에도 이른 시점이라고 본다. 규제의 규제를 통해서만 집값을 잡아온 정부가 본질적인 해결책을 고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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