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EO 성적표]어려운 한 해, 고비 넘는 삼성 반도체…김기남 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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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EO 성적표]어려운 한 해, 고비 넘는 삼성 반도체…김기남 성적표는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11.17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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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급락에 실적 ‘치명타’…초격차 전략으로 ‘승부수’
3Q 누적 R&D 투자 ‘역대 최대’…日수출규제, 국산화로 ‘방어’
지난 3월 열린 ‘2019 상생협력데이’에서 휴대폰 케이스 협력사 인탑스의 이형민 상무가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된 신소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 3월 열린 ‘2019 상생협력데이’에서 휴대폰 케이스 협력사 인탑스의 이형민 상무가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된 신소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 ‘왕좌’를 차지한 삼성전자가 올해 인텔에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기남 삼성전자 DS(반도체·부품)부문장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내년 이후 반도체 업황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반도차 ‘초격차’ 전략과 함께 ‘시스템 2030 비전’으로 ‘왕좌’ 탈환이 주목된다는 점에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한 대책으로 ‘소재 다변화’와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향후 안정적 공급선 확보의 길도 열렸다.

17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R&D)에 15조2900억원을 투자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3분기) 대비 14.6%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 역시 같은 기간 7.7%에서 9.0%로 늘었다.

회사 측은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용 반도체 등 미래 사업과 관련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이 급락한 원인은 메모리 가격 하락이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조원 이상 감소했다. 4분기에도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가격 하락에 따른 반도체 실적 위축에도 삼성전자 등 반도체 코리아의 수출과 생산을 확대되면서 내년 이후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물량은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매달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적 하락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초격차’전략을 통해 업황 개선 이후를 노리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도 공격적인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분기 투자를 통해 업계 1위 TSMC와 격차를 줄이기에 나섰다. 예상자본지출액은 3분기보다 81% 많은 79억 달러로 전망된다. TSMC는 50.5%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삼성전자는 18.5%로 뒤를 쫓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세공정을 통한 기술력으로 TSMC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CIS(CMOS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도 업계 1위인 소니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 8월 업계 최초로 1억 화소의 벽을 깬 1억800만 화소의 모바일 CIS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출시하며 글로벌 제조사에 공급을 시작하는 등 소니 추격에 나서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7.8%로 2위를 기록하고 있고 소니는 51.1%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지난 5월 이미지센서 설명회에서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차지하겠다고 했지만, 이미지센서는 이보다 앞당겨 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도체 재고 규모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반도체 재고자산은 12조6199억원으로 전분기 14조5231억원 보다 13.1%(1조9032억원) 줄었다. 이는 슈퍼호황을 막바지에 기록했던 지난해 말 수준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어려움도 국산화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지난 7월 초 일본은 반도체 산업의 필수 소재인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포토레지스트(PR)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등을 수출 규제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국산 소재를 공정에 투입해 시험 가동하는 등 국산화 작업을 성과를 보이고 있다.

김기남 부회장은 최근 50주년 창립기념식에서 “미래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이 몰려 올 것이므로 끊임없는 학습과 과감한 도전, 혁신으로 초일류 기술 중심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기남 부회장이 어려운 시기에 반도체 초격차 전략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며 “내년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1위 전략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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