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EO 성적표]日수출규제·中굴기 속 ‘코리아 반도체’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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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EO 성적표]日수출규제·中굴기 속 ‘코리아 반도체’ 고군분투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9.11.1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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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 받는 韓기업…“위기는 기회” 투자확대
수입선 다변화·포트폴리오 개선·기술혁신
中반도체 굴기 위협…정부 지원 절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올해 유례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대(對)일본 수출규제까지 발발해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반도체 분야는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미래 예측은 어려워지고, 경제 주체는 보수적 선택을 택했다. 이에 기업 투자와 소비가 줄었다. 이같이 투자와 소비가 위축돼 경기 활력이 떨어지면 반도체는 수요 하락으로 단가가 하락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 실적이 지난해보다 하락한 이유다. 여기에 지난해가 반도체 초황기를 누리면서 대비효과는 크게 나타났다.

이러 가운데 중국 반도체 굴기는 진행형이다. 중국 정부는 ‘제조2025’에 반도체 분야를 포함해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R&D)에 나섰다. 중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이다. 이은영 KDB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세계 반도체 매출의 32%가 중국에서 발생한다.

이에 중국은 제조2025를 통해 반도체 산업 국산화를 추진했다. 2018년 기준 중국 반도체 무역적자는 2281억달러(265조8505억원)다. 제조2025 반도체 분야 성과는 아직 미비하다는 평가다. 제조2025가 당초 제시한 2020년 중국 반도체 자급률 목표는 40%였지만 지난해 자급률은 20%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국은 반도체 굴기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빅펀드’ 2기 자금 조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펀드는 중국 국가 주도 반도체 산업투자 펀드를 지칭하는 말이다.

여러 도전 속에도 국내 반도체 업체는 경쟁력 강화에 매진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것이다. 국내 업체는 소재·부품·장비 수입선 다변화, 포트폴리오 다양화, ‘초격차’ 기술혁신 등을 통해 ‘코리아 반도체’를 공고히 한다.

지난 7월 일본 수출규제 시행 후 국내 반도체 업체는 불화수소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 대만산 불화수소 수입액은 257만1000달러를 기록해 전체 수입액 대비 39.9%를 차지했다. 지난달 112만9000달러(비중 14.2%)를 수입했던 것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비메모리 반도체에 투자를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반도체 비전 2030’를 선포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R&D 및 생산기술 확충에 총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는 프로젝트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이미지센서 기술 연구를 위해 최근 일본 도쿄에 ‘일본 CIS R&D센터’를 개소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위협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반도체를 단기간에 따라잡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현재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기술 격차가 상당하다.

그럼에도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분위기다. LCD패널,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보여주듯이 중국 잠재력은 위협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반도체 코리아’를 유지하기 위해서 기업뿐 아니라 정부 지원도 절실하다는 말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13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수정이 포함된 ‘혁신성장 및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대한상의, 경총 등 주요 경제단체는 지난 6일 공동성명을 통해 화학물질 관련 규제 완화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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