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EO 성적표]메모리 가격 급락에 울상진 SK하이닉스…이석희, ‘탄탄한 기본기’로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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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EO 성적표]메모리 가격 급락에 울상진 SK하이닉스…이석희, ‘탄탄한 기본기’로 선방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9.11.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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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日수출규제, 반도체 단가 하락…
대외 악재 속 위기관리·기술혁신 리더십 선봬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는 지난해 12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이 사장 취임 직후 반도체 경기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대(對)한국 일본 수출 규제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됐다.

이에 올해 SK하이닉스 실적은 역대 최고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했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2.3%, 68.7% 감소했고, 2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8%, 89% 줄었다. 올해 3분기에는 매출 6조8388억원, 영업이익 47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40%, 93%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사장 경영능력에 의문점을 제기하지 않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 실적 하락이 CEO 역량보다는 불가역적 대외요인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오히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 사장이 기민하게 대응해 위기를 잘 넘겼다는 호평이 나온다. 실제 SK하이닉스 올해 3분기 실적은 당초 시장 전망치보다 높게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한 것”이라고 했다.

이 사장은 ‘기본기’을 중시한다. 인재양성과 경영철학에 묻어나온다. 이 사장은 서울대학교와 인터뷰에서 인재양성과 관련 “학문의 새로운 유행을 따라가는 것도 막을 수 없지만 학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다지기 같다. 기본에 대한 이해를 확실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 사장은 SK하이닉스 뉴스룸에서 “외부 변수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는 것”이라며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기술 개발에 집중해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원가 절감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 사장의 경영철학 아래 SK하이닉스는 대외 악재에도 올해 차세대 메모리 제품 개발과 용인 클러스터 확보 등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시황 회복기를 착실히 준비했다. SK하이닉스는 D램에서 업계 최고 용량과 속도를 갖춘 16기가비트(Gb) 용량의 DDR4 D램 개발에 성공했고, 세계 최초로 128단 4D 낸드플래시의 양산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120조원을 투자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로 메모리 반도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이 본격화되면 SK하이닉스 실적 반등 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내년에는 5G 폰이 본격적인 성장 사이클에 진입해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를 이끌어 안정적인 메모리 수요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실제 올해 연말 이후 D램 공급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 나온다. 낸드플래시 업황은 이미 개선 중이다. SK하이닉스 사업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비중은 각각 77%, 20% 정도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에서 연초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으로 낸드 적자가 급격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업계는 이 사장이 올해 연말 인사와 관련성이 없다고 본다. 위기관리 능력과 미래준비 역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사실상 CEO 임기 첫해인 점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의 시험대는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각각 15%, 2% 높이고 목표주가를 약 4%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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