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로 은행-증권사, 사모 판매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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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사태’로 은행-증권사, 사모 판매 엇갈려
  • 정웅재 기자
  • 승인 2019.11.1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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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사모펀드 판매 감소 증가세… 증권사는 지속적 증가
금융당국 개선방안으로 양측 격차 늘어날 전망

[매일일보 정웅재 기자]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가 줄어든 반면 증권사는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은행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가 제한돼 증권사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27조7570억원으로 전월 대비 2.9% 감소했다.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지난 8월 1.4% 줄어든 데 이어 9월에는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는 지난 8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주로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형 DLF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은행이 고위험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것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경우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7월 말 7조5533억원에서 9월 말 6조2122억원으로 1조3000억원(17.8%)가량 줄었다. KEB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3조8301억원에서 9월 말 3조5566억원으로 2735억원(7.1%) 감소했다.

반면 증권사는 7월 이후에도 사모펀드 판매가 늘었다.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7월 말 313조원에서 8월 말 318조원, 9월 말 322조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보험사도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7월 말 2조9790억원에서 9월 말 3조1838억원으로 늘었다.

금융당국이 지난 14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하면서 앞으로 은행과 증권사 간의 사모펀드 판매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이번 방안으로 은행은 향후 파생상품에 투자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고난도 사모펀드는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해당하지 않고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주요 대상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은행의 파생형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4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사모펀드 판매잔액의 16.2% 정도다. 은행의 파생형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이미 7월부터 감소 중이다. 6월 말 5조2372억원에서 9월 말 4조4865억원으로 7507억원(14.3%) 정도 줄었다. 이에 비해 증권사의 파생형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7월 말 25조3875억원에서 증가세가 이어져 9월 말 26조4514억원으로 1조639억원(4.2%) 늘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자자 보호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중심 판매 채널로의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대신 은행 고객의 고난도 사모펀드 접근성은 사모투자 재간접 공모펀드로 보완할 계획이다. 올해 9월 말 현재 은행의 공모펀드 판매잔액은 81조3904억원으로 사모펀드 판매잔액의 2.9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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