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보는 상법 시행령에 ‘기대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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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보는 상법 시행령에 ‘기대 반 우려 반’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11.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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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상법 시행령 개정안에 ‘사외이사 연임 금지’ 논란
업계 “시행령 개정 업계와 협의 無…현행 수준서 유지 돼야”
상법 개정안 논란. 사진 = 연합뉴스
상법 개정안. 사진 = 연합뉴스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법무부의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상장업계서 사외이사 재선임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력풀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사외이사 연임을 막는 방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에 해당한다.

14일 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법무부는 사외이사와 경영진의 유착을 막기 위해 사외이사 임기를 최장 6년으로, 또 계열사를 바꿔 사외이사를 맡아도 최장 9년으로 각각 제한하는 상법시행령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주총 소집 통지 때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를 함께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업계가 가장 큰 우려를 나타내는 것은 역시 사외이사 연임 제한이다. 현행 사외이사 제도에서는 업계 전문적 지식을 갖춘 ‘전문성 요건’과 기업과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은 ‘독립성 요건’을 따져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거수기 오명에도 불구하고 선임 요건 자체가 엄격하기 때문에 연임을 허용하지 않고 신규 선임을 할 경우 인력풀이 극히 제한적이란 설명이다.

이 때문에 당장 내년 개정안이 시행되게 되면 상장사 대부분은 ‘사외이사 선임 대란’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협의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개정안 시행 시 당장 내년에 새 사외이사를 뽑아야 하는 상장사는 566개사, 새로 선임해야 하는 사외이사가 718명이다. 이 중 중견·중소기업이 494개사(87.3%), 615명(85.7%)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상장사가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못할 경우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 돼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될 수도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사외이사수 미달’이나 ‘감사위원회 미설치’에 해당하는 상장사에 대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사외이사 대란에 따라 상장회사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우려가 크지만, 법무부는 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협의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소도 개정안에 따라 발생하게 될 문제에 대해 현재 공식적으로 검토 중인 내용은 없다.

다만 거래소는 시행령이 시행된 이후 영향을 받게 될 내용을 검토해 향후 세칙개정 등으로 상장사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행령이 입법예고 될 때까지는 법무부가 거래소에 협의하거나 의견을 묻지는 않았다”면서 “시행령이 개정된다고 해도 거래소는 세칙상의 업무서식 등을 고쳐 상장사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 하고 있다. 개정안 시행으로 발생하게 될 문제점에 대해선 거래소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사협의회는 현실적으로 사외이사 인력풀을 감안하면 선임 요건 등은 현행수준에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상장회사협의회 정책홍보팀 관계자는 “상장사 비중에서 대기업보단 중견·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에, 개정안이 시행되면 사외이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기업도 중소기업이 훨씬 많다”면서 “이미 사외이사 자리에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선임해 뒀는데, 같은 조건을 갖춘 새로운 사람을 또 뽑아도 될 만큼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사외이사 인력풀이 넓지 않은 실정. 선임 시기에 여유를 둔다고 해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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