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로운 길' 위협에 美 "한미훈련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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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새로운 길' 위협에 美 "한미훈련 조정"
  • 김정인 기자
  • 승인 2019.11.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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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北 신형 잠수함 SLBM 발사 명분 축적중...한미훈련 잠정중단 필요"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사진 = 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사진 = 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북한 국무위원회 대변인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방한에 맞춰 한미합동 공중훈련을 강행할 경우 "더는 인내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나서자 에스퍼 장관이 군사훈련을 조정할 수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녹취록 및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서울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외교적 필요성에 따라 훈련 태세를 더 많거나 더 적게 조정할 것"이라며 북한이 반발하는 한미공중훈련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외교관들에게 권한을 주고 외교관들이 한국과 더불어 북한과 앉아 테이블에 올려둔 문제들이 협상을 통한 해결로 전진할 수 있도록 모든 것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또 "우리가 연습이나 훈련 같은 것들을 늘리든지, 축소하든지 조정을 검토할 때 한국의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서 하길 희망한다"며 "이는 북한에 대한 양보가 아니라 외교의 문이 열려 있도록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외교가 승리할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했다. 군사적 수단이 아닌 외교적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이야기다. 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협상안을 요구하며 연말까지 시한을 정한 데 대해서도 "어떤 국가나 지도자가 무언가를 말하면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와 관련,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측에서 유연한 접근법으로 북미 협상에 임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가 있기 때문에 에스퍼 장관의 이번 말씀은 같은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전날 북한의 경고에 대한 답변으로 해석된다. 전날 북한은 우리의 청와대 격인 국무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과 남조선이 계획하고 있는 합동군사연습이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정세를 피할 수 없이 격화시키는 주되는 요인으로 된다는 데 대해 명백히 정의하고 이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시해왔으며 그러한 행동을 중단할 데 대해 거듭 경고를 보냈다"며 "거듭되는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 측이 가장 예민한 시기에 반공화국 적대적 군사연습을 강행하기로 한 결정은 우리 인민의 분노를 더더욱 크게 증폭시키고 지금까지 발휘해 온 인내력을 더는 유지할 수 없게 하고 있다"고 했다.

북측은 이어 "조미(북미) 관계의 거듭되는 악순환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합동군사연습으로 하여 조선반도 정세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예민한 시기에 미국은 자중해 경솔한 행동을 삼가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될 수도 있는 '새로운 길'이 '미국의 앞날'에 장차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정세흐름을 바꾸지 않는다면 미국은 멀지 않아 더 큰 위협에 직면하고 고달프게 시달리며 자기들의 실책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해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주요 고위급 인사들의 담화 발표에 이어 김정은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무위원회의 대변인 이름으로까지 담화를 발표한 것은 이후 군사행동, 즉 국제사회가 크게 반발할 신형 잠수함에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 축적 차원으로 분석된다"며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신형 잠수함에서의 SLBM 시험발사 및 비타협적인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것을 막고 북한을 다시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불러오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내년 상반기까지라도 한시적으로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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