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눈앞… 첫 '경기출신' 가능성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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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 선거 눈앞… 첫 '경기출신' 가능성 촉각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11.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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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회장 지역분산 경향…경기지역 당선 무게 속 여원구·이성희 후보 자웅 
제24대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 출마 뜻을 밝힌 여원구 양평양서농협조합장(왼쪽)과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사진/농협중앙회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여원구 양평양서농협조합장(왼쪽)과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사진=농협중앙회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작은 대선'으로도 불린다. 농심(農心)뿐 아니라 전국적인 민심까지 가늠할 수 있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출마 후보로 점쳐지는 인물만 현재까지 9명에 달한다. 59년 중앙회 역사상 처음으로 '경기 출신' 회장이 나오느냐가 큰 관심사라고 한다.

13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김병원 현 중앙회장이 임기를 마치는 내년 1월 말께 24대 회장 선거가 열린다.

중앙회 안팎에선 그동안 회장 배출 전례가 없는 경기지역 출마 후보가 당선이 유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다만 변수가 있다. 경기지역에서 여원구 양평양서농협조합장(현 농협중앙회 이사, 4선)과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전 성남낙생농협 3선조합장)이 모두 출마의 뜻을 피력했다는 점이다.

여원구 조합장의 경우 현직 중앙회 이사인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 조합장은 지난 2005년 조합장에 처음 당선된 이래 지난 3월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4선에 성공했다.

그는 현직 조합장, 농협중앙회 이사, 경기도농협운영위원회 의장이라는 직함을 모두 가지고 있다. 농정에 대한 철학이 합리적이고 깊이가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농촌에 대한 애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개혁적인 인물일 뿐 아니라 양서농협을 전국적인 우수모범조합으로 육성한 경영자이기도 하다.

경기지역에서 함께 출마의 뜻을 밝힌 이성희 전 위원장은 2016년 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104표를 얻어 91표를 얻은 김병원 현 회장을 눌렀으나 과반수인 146표가 안 됐다. 결국 2차 결선투표에서 163대 126표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비록 과반이 되진 못했지만 1차 투표에서 현 회장을 이긴 전력이 있는 만큼 기대감이 적지 않다. 다만, 이 전 위원장이 중앙회 감사위원장으로 재직(2010~2016년)할 무렵 불거진 조선3사 부실에 동반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도시농협출신으로 농정현안에 상대적으로 어둡다는 말도 나왔었다.

물론 경기도에서는 이번 만큼은 지역 출신이 회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선거를 간선제로 치른다는 데 있다. 경기지역 대의원 숫자가 가장 적은 현실을 감안해 후보 단일화 작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중앙회장 선거에 참여하게 되는 경기지역 43명의 대의원 조합장들은 일단 단일화의 시급함에 인식을 같이 하고 조만간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단일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의원 숫자는 영남 87명, 호남 62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에 비해 경기지역은 한참 모자라 숫자에서 열세에 있는 게 사실이다. 경기지역 후보가 하나로 뭉쳐질 경우 타시도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동시에 선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농협중앙회 한 조합장은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의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지위를 가졌기 때문에 선거철이 되면 제도권 정치 선거에 버금갈 만큼 관심이 뜨겁다"며 "조합원 215만여명, 농축협 1100여개 조합, 임직원 10만여명, 계열사 35개를 거느리는 무거운 책임도 부여되는 자리"라고 했다.

경기지역 조합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중앙회 역사상 처음으로 경기 출신 중앙회장을 탄생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단일화가 되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농협 안에서 보여준 그동안의 행보와 자질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농정철학이 깊은 적임자가 첫 중앙회장으로 배출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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