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떠나는 아시아나, 정몽규 품에서 비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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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떠나는 아시아나, 정몽규 품에서 비상할까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1.12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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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인수로 재무개선 개선 기대…경영 정상화 가속 페달 전망
항공업황 부진 및 日 노선 축소·LCC 3곳 시장 진입 등 악재 산적
자회사 LCC 에어부산·에어서울 분리 매각되면 업계 지각변동 불가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출범 31년 만에 금호그룹을 떠나 HDC현대산업개발 품에 안기면서 경영 정상화의 가속 페달을 밟게 됐다. 인수를 결정한 HDC현산이 아직 아시아나항공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지만,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취약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을 안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최종입찰에 참여했던 3개 컨소시엄 중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달성 및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있어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자라는 평가를 받게 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 예상보다 높은 입찰가가 당락 결정

HDC현산 컨소시엄은 지난 7일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서 시장 예상보다 높은 2조4000억∼2조5000억원에 달하는 입찰가를 제시, 강력한 후보였던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을 제치고 승기를 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인수전이 마무리되면 HDC현산은 단숨에 국내 항공업계 2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또 올해 자산규모 10조5970억원, 재계 순위 33위에서 21조6513억원까지 증가해 재계 순위 도 17위로 껑충 뛰어 오를 전망이다. 특히 이미 호텔과 면세점 사업을 하는 만큼, 항공업과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금호그룹 품을 떠나 경영 정상화를 위한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수를 결정한 HDC현산이 아직 아시아나항공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지만,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취약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을 안정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노후 항공기 정비 및 부품 교체 등 신규 투자도 전망된다.

실제 HDC현산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을 사는 데 4000억원 이하를, 아시아나항공이 새로 발행할 신주를 인수하는 데 2조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 매입 대금 2조원이 아시아나항공에 수혈되면 현재 1조4000억원 수준인 아시아나의 자본금이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66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도 277%로 떨어져 우량기업으로 가는 기틀이 마련된다.

부채비율이 내려가면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도 상향되면서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를 통해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 등 공격적인 사업이 가능해진다.

△인수 완료돼도 '갈길 멀어'

아시아나항공의 미래가 장밋빛 전망만은 아니다. HDC현산에 인수돼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불매 운동 이후 급감한 일본 노선 수요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항공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률 하락,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3곳의 시장 진입 등을 극복해야 한다. 지난 2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적자폭은 1241억원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분리 매각 가능성도 존재해 이에 따른 항공업계의 지각 변동도 예상된다. 두 항공사를 묶어 별도로 매각한다면 이번 입찰에서 탈락한 애경그룹이나 기존 항공사들이 새로 인수전에 뛰어들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항공업 전반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서도 “HDC현산의 항공업계 진입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곧바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본협상에 돌입한다. 본협상에서는 최종 매각가격과 구주·신주 인수가격, 세부 인수 조건 등을 두고 양사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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