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배팅’ HDC, 아시아나 인수 유력…애경은 ‘막판 뒤집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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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 배팅’ HDC, 아시아나 인수 유력…애경은 ‘막판 뒤집기’ 총력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1.11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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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채권단, 이르면 오는 12일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HDC, 2조5000억원 달하는 가격 제시하며 유리한 고지 선점
애경, 재무적 투자자 추가 유치 추진 및 항공업 시너지 어필
인천국제공항에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과 애경그룹이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높은 인수 금액을 써낸 HDC현대산업개발이 사실상 유력한 상황이지만, 애경그룹이 뒤집기 카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어느 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될지 주목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국토교통부 인수 후보 적격성 심사를 거쳐 이르면 오는 12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은 아시아나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31%·구주)과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인수 후보자는 총 인수금액뿐만 아니라 구주 가격과 신주 가격을 각각 제출했다.

현재까지는 입찰가 2조5000억원 안팎을 써 낸 HDC 컨소시엄이 가장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거론된다. 애경 컨소시엄도 2조원 안팎을 써냈지만 HDC 컨소시엄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건설과 면세점·호텔 등 유통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HDC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항공업에 진출할 경우,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HDC는 올해 강원 오크밸리를 인수하는 등 그룹 내 사업 다각화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경은 입찰가를 높이기 위한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추진하는 등 막판 뒤집기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재정 파트너를 확보하지 못하면 상황을 역전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경쟁에서 뒤쳐진 KCGI와의 잠재적인 연합군 가능성도 거론된다.

애경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항공업 시너지’를 강력하게 피력 중이다. 제주항공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로 키워낸 경험을 앞세워 아시아나항공의 효율성을 높이고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겠다는 포부다.

애경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자회사 등을 포함해 16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되는 것은 물론, 국제선 45%, 국내선 48%를 점유하게 돼 대한항공을 제치고 국내 최대 항공 그룹으로 지위가 격상된다.

다만 구주 가격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막판 변수로 꼽힌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입장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그룹의 재건을 위해 구주 가격에 민감한 반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신주 가격을 높게 받길 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애경그룹이 제시한 인수 금액 차이가 예상보다 크게 발생하면서 큰 변수가 없으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구주 가격을 둘러싼 추가 협상이 막판 남은 변수로 남아 있지만, 당초 채권단이 올 4월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인수하면서 연내 매각이 무산될 경우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매각 주도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매각 절차는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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