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에 코스닥 자금조달도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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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에 코스닥 자금조달도 ‘뚝뚝’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11.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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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CB 발행 전월 대비 13.95% 감소해
라임 사태 이후 CB 발행 조건 까다로워져
“재무여건 나쁜 코스닥사 자금조달 막힐 것”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라임 사태'가 코스닥 상장법인 자금조달까지 발목을 잡았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가 10월 발행한 전환사채(CB) 규모는 37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13.95%(600억원) 감소했다. 상반기를 보면 CB 발행액이 3월과 5월 저마다 6600억원과 600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라임 사태가 불거진 다음달인 8월에는 2400억원에 그쳤다.

환매를 중단한 라임자산운용 탓에 CB 발행 조건이 깐깐해진 영향이 컸다. 지금껏 코스닥 CB 발행을 주도해온 곳은 라임자산운용과 같은 사모펀드 전문 자산운용사였다.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이후 자산운용사 일부는 '제로 금리' CB까지 경쟁적으로 편입했다. 금융당국이 코스닥벤처펀드를 굴리는 자산운용사에 조건을 붙였기 때문이다. 해당 자산운용사는 벤처펀드 자산 가운데 상당액을 코스닥 상장사나 벤처기업에서 실시하는 직접금융에 투자해야 한다.

코스닥벤처펀드 규모는 한때 3조원에 육박했다. 일부 자산운용사가 비싼 값에 코스닥 상장사 CB를 사준 덕분이다. 더욱이 이자 없이 주식전환 조건만 붙인 CB까지 팔렸다.

라임자산운용이 굴려온 관련상품은 2018년 연 10%에 가까운 수익을 내기도 했다. 당시 회사가 팔았던 펀드는 메자닌(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불렸다. CB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사이에 놓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보아서다.

라임 사태 이후 메자닌 시장 분위기는 차갑다. CB를 발행할 때 만기는 짧아졌고 금리는 높아졌다. 만기 3년 이하 CB 비중은 10월 76.8%로 1년 만에 6%포인트가량 늘었다. 표면·만기 금리도 같은 기간 저마다 1.25%와 2.78%에서 1.64%와 3.24%로 높아졌다. '0% CB' 비율은 21.7%에서 14.9%로 줄었다.

CB는 주가에 따라 상장사에 자본으로 쌓일 수도, 채무로 돌아올 수도 있다. 주가가 전환가보다 높지 않으면 전환권은 휴지에 불과하다. 이런 경우 CB를 발행한 상장법인이 유동성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 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주식관련사채 권리행사액은 3분기 268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7%가량 줄어들었다. 권리행사 건수도 35.7% 감소한 353건에 그쳤다. 예탁결제원은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나빠지면서 주식관련사채 발행기업 주가가 행사가를 밑돈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이후 사모펀드 투자 열기까지 더해져 CB 발행이 과열 양상을 보여왔다"며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은 앞으로 CB 발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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