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끝나는 보험사 CEO들 '누가 남고 떠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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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끝나는 보험사 CEO들 '누가 남고 떠나나'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11.1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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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전반 부진… 실적보다는 정성평가 가능성" 
"KB생명·손보 CEO 연임 무게… 농협생명·손보 반반"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왼쪽)과 허정수 KB생명보험 사장. 사진/KB금융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왼쪽)과 허정수 KB생명보험 사장. 사진=KB금융그룹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임기 만료를 앞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누가 남고 떠날까. 올해에는 보험사 대부분이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그동안 보험업계 CEO는 실적에 따라 남거나 떠났지만, 이번에는 그러기 어려워졌다. 실적보다는 숫자로 가늠하기 어려운 정성적인 평가가 인사를 좌우할 수 있다.

◆KB생명·손보 CEO 연임 기상도 맑음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그룹에 속한 4개 보험사 CEO 임기가 연말로 끝난다.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과 허정수 KB생명보험 사장,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사장, 홍재은 NH농협생명보험 사장이 주인공이다.

2016년부터 KB손보를 이끌고 있는 양종희 사장은 이미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KB금융 사장단 인사가 대개 '2년 임기에 1년 연임(2+1)'으로 이루어져 왔기에 교체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양종희 사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고 한다.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다.

윤종규 회장도 아직 임기를 1년가량 남기고 있다. 이런 이유로 윤종규 회장과 양종희 사장이 '운명'을 같이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양종희 사장은 KB금융그룹 안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KB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 KB금융지주 전략기획담당 상무와 부사장을 지냈다. KB금융지주 전략기획담당 상무 시절이던 2015년 LIG손해보험을 사들이면서 큰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전무를 건너뛰고 부사장으로 깜짝 승진했던 이유로 여겨졌다. LIG손보를 인수한 후 처음 선임한 KB금융그룹 출신 사장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1년 전 취임한 허정수 KB생명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커 보인다. '2+1' 공식에 따라 1년 연임하더라도 무리가 없다. 이다. 실적도 불황 속에서 괜찮았다. KB생명은 올해 1~3분기 순이익 182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36%가량 늘었다.

허정수 사장은 KB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 KB손보를 거친 재무통이다. 국민은행에 입사해 재무관리부장과 재무본부장, KB손해보험 경영관리부문 부사장,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냈다.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왼쪽)과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사장. 사진/농협금융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사장(왼쪽)과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 사진=NH농협금융그룹

◆농협생명·손보 CEO 연임 전망은 '반반'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보 수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대개 NH농협금융그룹은 '1년 임기에 1년 연임(1+1)' 공식을 따른다. 즉, 지금껏 CEO 대부분이 2년 임기를 마치면 관례적으로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었다.

취임 첫해인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는 이런 점에서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는 연초 지휘봉을 잡았고, 1년 전 1400억원가량 적자를 냈던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았다. 1~3분기 흑자액은 250억원에 가까웠다.

반면 오병관 농협손보 사장은 연임을 낙관하기 어렵다. 그는 1년 전 실적 부진에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실적은 올해 들어서도 좋아지지 않았다. 농작물과 가축 재해보험 같은 정책상품에서 손실이 커진 탓이다. 올해 4월 일어난 강원도 산불에 보상청구가 가장 많았던 보험사도 NH농협손보였다. 이번 가을 발생한 태풍도 실적에 나쁜 영향을 주었다. 농협손보가 올해 상반기 거둔 순이익은 59억원으로 1년 만에 71% 넘게 줄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 전체가 안 좋았기 때문에 실적보다는 위기대응력이나 평판이 인사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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