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로 '청포자' 더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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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로 '청포자' 더 늘어난다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9.11.1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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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가능한 9억원 이하 60점대 중반돼야 기대
가점 낮은 40세 이하 젊은 층은 아예 청약 포기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일대.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일대.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정부의 아파트 분양가 통제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분양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당첨가점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보다 치열해진 청약 경쟁이 당첨 가점의 급등을 야기할 수 밖에 없어서다.

하지만 청약가점이 낮은 실수요자에게는 이 같은 상황이 상대적 박탈감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박탈감을 느끼는 예비청약자는 청약가점 기준 상 기본적으로 점수가 낮을 수 밖에 없는 30대 이하 젊은층과 40대 초반 무주택자가 주를 이룬다.

청약시장에서 최근 ‘청포자’(청약포기자)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들은 청약당첨에 대해 말 그래도 ‘남의 얘기’라며 체념하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분양가는 기존 대비 10~20% 이상 낮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상한제 지정 지역의 분양가가 평균 4900만원대임을 감안할 때 상한제가 적용되면 4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더구나 높게 형성된 주변시세와 비교했을 때 느끼는 분양가 부담은 더 줄어들 수 있다. 특히 강남권의 경우 최근 짧은 기간에 아파트값이 급등한 상태라 시세와 비교하면 분양가 낙폭은 더 커지는 셈이다. ‘로또 청약’이니 ‘반값 아파트’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청약가점이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달 서울 강남구 개나리4차를 재건축해 분양한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의 당첨가점은 최저 63점~최고 75점이다. 4가구 공급에 1809명이 신청한 전용면적 115㎡형은 평균 당첨가점이 71.5점에 달했다.

같은 시기 분양된 다른 단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KCC건설이 서울 동작구 동작동 102번지 일대에 공급한 ‘이스 스위첸 포레힐즈’의 당첨가점은 최저 49점~최고 72점이다. 계룡건설이 성북구 보문2재개발을 통해 선보인 ‘보문 리슈빌 하우트’의 당첨가점도 최저 57~최고 79점으로 형성됐다.

3인 가족 기준으로 30대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가점이 52점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때문에 내 집 장만을 꼭 해야 하는 젊은층의 무주택자라면 분양권이나 신축 아파트를 구입하는 방법 등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향후 분양시장은 지역에 따라 온도차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따라 유망 입지에서의 청약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입지 조건이 좋지 않은 곳은 반대의 양상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새 아파트를 분양 받고 싶은데 가점이 낮다면 청약자가 덜 몰리는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필요하다”며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곳이나 수도권 택지지구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자금 여력이 있다면 분양권이나 5년이 안된 신축 아파트를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김 팀장은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가점이 낮은 예비청약자는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지역이나 수도권 택지지구 청약을 노리는 것이 좋다”며 “분양권이나 입주권, 신축 아파트 구입도 차선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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