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NCR ‘뚝뚝’…한투 기준미달, 신한·키움 턱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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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NCR ‘뚝뚝’…한투 기준미달, 신한·키움 턱걸이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11.1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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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 등 고위험 투자 늘면서 NCR 부담 가중
전문가, “IB 피로도 누적…당분간 공격적 확대 어려울 것”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증권업계가 투자은행(IB) 피로누적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수년 간 자본 확대에 따른 고위험 투자가 늘면서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가파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투자여력이 감소하면서 그간 수익을 견인했던 IB사업도 ‘숨 고르기’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체 증권사의 순자본비율(신NCR)은 551.3%로 집계됐다. NCR 지표는 자금의 조달과 운용에 있어 증권사들이 어느 정도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는가를 비교하기 위한 지표다. 증권사의 NCR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6년 말 560.2%에서 2017년 말 582.7%, 지난해 말 545.1%로 대체로 양호한 추세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신NCR의 경우 금융당국이 초대형IB의 모험자본을 육성을 위해 다소 완화된 기준 적용하고 있다. 정확한 재무건전성을 따지기 위해선 구NCR을 적용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이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나설 때나 신용평가사가 증권사의 건전성을 파악할 때도 구NCR로 판단한다.

특히 자기자본규모순 주요 10개 증권사에 구NCR을 적용했을 때 건전성 지표는 눈에 띄게 떨어진다. 이 중에서도 부동산 등 고위험 투자가 많은 초대형IB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한국신용평가가 분석한 상반기 증권업계 재무분석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NCR은 현재 147.4%로 지난해 상반기 185.9%보다 무려 38.5%p나 감소했다.

구NCR 기준으로만 보면 금융당국 시정조치 대상인 셈이다. 신한금융투자와 키움증권도 각각 161.2%, 165.3%로 권고치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이 밖에 △미래에셋대우(184.7%→172.7%) △NH투자증권(176.9→167.6%) △삼성증권(224.5%→173.8%) △KB증권(290.8%→230.8%) △하나금융투자(243.2%→170.7%) △메리츠종금증권(232.9%→177.0%) 등도 전년 상반기 대비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증권사 NCR하락은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따른 고위험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자기자본 규모 3조원 이상의 종합IB 해외 대체투자 신용익스포저(위험노출액)은 2017년 말 1조원을 밑돌았지만 올해 상반기 말 5조4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메리츠종금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등이 해외 대체투자 부문에서 신용공여(PF) 형태로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고, 집합투자증권 형태로는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를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보통 증권사들은 투자위험 관리 목적상 선진국 대도시의 상업용·오피스 부동산이나 인프라 시설 중심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보인다. 투자자산의 소재국은 미국과 호주, 영국 비중이 크며, 투자대상은 호텔 등 상업시설, 발전시설, 오피스 등이 포함된다.

업계에선 올해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가 급격히 늘어난 데 이어 NCR 부담까지 감안하면 당분간 공격적인 IB사업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자기자본을 활용한 IB사업 비중이 늘어나면서 위험투자도 늘었는데 현재는 어느 정도 과열 분위기인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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