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패러다임의 변화…“동국제강, 철판 '프린트'로 찍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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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패러다임의 변화…“동국제강, 철판 '프린트'로 찍어낸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11.0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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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11월 중 잉크젯 프린트강판 상업 생산 개시, 국내 첫 사례
낱장 생산 방식에서 코일 투입 방식 도입…양산체제 확립으로 상업 생산
동국제강 잉크젯 프린트강판으로 만든 스틸액자. 사진=동국제강 제공
동국제강 잉크젯 프린트강판으로 만든 스틸액자. 사진=동국제강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새시대를 맞아 신기술 및 고부가 신제품 개발에 여념이 없는 철강업계에 패러다임 변화가 불고 있다. 철강제품을 프린트로 찍어내는 기술인 잉크젯 프린트강판 기술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동국제강은 11월 중 ‘잉크젯 프린트강판’ 라인의 상업 생산에 나선다. 잉크젯 프린트강판은 철판에 일반 프린트 방식으로 무늬를 찍어내는 기술로 상업 생산은 동국제강이 국내에서 첫 사례다.

잉크젯 프린트강판은 그동안 파일럿(Pilot) 라인에서 낱장 투입(Sheet by Sheet) 방식으로 시험 생산이 이뤄지고 있었다. ‘시트 바이 시트’ 방식은 프린트에 A4 용지를 넣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철강업계 내 전통적 생산방식인 코일 투입 방식의 운영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동국제강이 11월 중 가동하는 잉크젯 프린트강판 설비의 생산방식은 ‘롤 투 롤(Roll to Roll)’로, 철강업계의 전통적인 코일 투입 방식의 상업 생산에 성공했다. 동국제강은 부산공장 5CCL에 잉크젯 프린트강판 설비를 도입했다.

국내에서 잉크젯 프린트강판 설비는 동국제강과 포스코강판, 아주스틸이 구비하고 있는데, 그동안 모두 낱장 방식의 시험 생산만 가능했다.

동국제강이 상업 생산에 성공함에 따라 전통적 생산 방식에도 앞으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프린트강판은 철판에 페인트(도료)를 이용해 무늬를 새겨 넣은 강판으로 컬러강판의 한 종류다.

기존 프린트강판은 무늬를 한번에 4번 정도 새기는(4도수) 것이 한계였지만, 잉크젯 프린트강판은 이러한 도수의 제약에서 자유롭다. 그만큼 다양한 패턴을 고해상도로 철판에 새길 수 있게 돼 업계에서는 혁신적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개발 방식의 변화가 중요한 것은 제품 개발로 신수요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방화문이나 벽 등 건축 내외장재에 적용돼 건축 시공단계를 줄일 수 있고, 한 단계 더 나아가 가전용 제품에 적용도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건축내장재로 적용되는 사례가 많다.

국내에서 아주스틸이 동국제강에 이어 12월 중 상업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데, 동국제강은 가전용 제품 적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주문을 받아놓은 상태로 제품 수율과 완성도에 따라 물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아주스틸은 건축내장재로 일본 수출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동국제강은 건축내외장재 적용은 물론, 가전용으로 적용도 시도하고 있다. 잉크젯 프린트강판의 라인스피드는 분당 30~60m(mpm)로 건재와 가전 부문의 대응이 모두 가능하다.

동국제강은 11월 중 양산 체제를 완료하고 상업 생산 개시와 동시에 신수요 창출을 위한 판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아직 연구개발 쪽과 판매 쪽의 관점 차이가 있고 기존 도료업체의 물량 감소도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한다”면서도, “디자인에 대한 제약이 사라져 신수요 확대에 도움이 된다. 기존 생산 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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