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 타결]16개국 36억명 시장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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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EP 타결]16개국 36억명 시장 열렸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11.0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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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근간 수출, 11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개선 희망
전세계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무역분쟁 완충적 역할 기대
인도 포함 여부 미지수, 농‧수산물 부문 타격 등 우려도
4일 방콕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4일 방콕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유럽연합과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넘어서는 세계 최대 경제공동체가 탄생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지난 2012년 11월 이후 무려 7년만에 타결되면서 한국‧중국‧일본‧아세안(ASEAN) 10개국‧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16개국가 36억명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였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과 신흥국까지 전세계로 퍼져나가던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 다자무역체계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이 타결된 것은 상당한 의의가 있다.

RCEP 타결은 유럽연합을 넘어서는 거대 경제권의 탄생을 의미한다. 미국이 TPP 탈퇴 등 보호무역기조를 강화하고, 미중 무역분쟁이 벌어지며 침체 국면에 빠져 있던 세계 무역이 활성화될 계기를 맞았다.

전세계 인구 절반과 세계 총생산 1/3을 차지하는 이번 FTA 타결은 국내 기업의 침체된 투자활성화와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한 교역 확대 기회를 얻게 돼 침체 일로를 걷던 국내 경제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CEP 참여국은 향후 시장개방협상 등 잔여 협상을 마무리하고 협정문 법률검토 등을 거쳐 2020년 중 정식 서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우리 경제와 산업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한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수출이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는 등 심각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RCEP 타결을 통한 역내 시장접근 개선과 교역 다변화는 우리 기업의 수출 환경 개선을 의미한다.

또 디지털경제의 도래 추세를 반영해 전자상거래 챕터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최근 고성장세를 기록 중인 아세안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기반을 확고히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금융·통신 부속서 채택을 통해 핀테크와 금융, 통신사업 진출 기반을 확보하는 등 한-아세안 FTA 대비 서비스 분야 자유화 요소를 강화했으며, 높은 수준의 투자규범으로 투자자 권익 보호수준을 제고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요소다.

특히 RCEP내 협력 챕터를 통해 발전 수준 격차가 큰 참여국이 상호 호혜적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도 이번 타결이 갖는 의미다.

전기·전자, 자동차, 철강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대폭 낮아진 무역장벽을 덕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역내 15개국으로의 수출이 한층 더 활발해지고, 인프라 확충처럼 투자 유치 수요가 있는 역내 국가로의 진출도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사실상 한‧일 및 한‧중‧일 FTA를 위한 토대가 구축됐다는 점에서 향후 통상정책에 중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신남방 정책이 지향하는 신규 시장 확대와 전략적 경제협력체계 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인구 13억명의 인도가 중국과의 무역 적자를 고민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자동차와 철강 등 국내 기업의 수출이 활발한 만큼, 인도의 RCEP 포함 여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농‧수산물 부문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이에 따른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기준 한국이 RCEP 국가에 수출한 농산물은 31억5000만달러 수준이었고, 수입은 66억8000만달러 규모였다. RCEP 회원국 내 농산물 수출 경합도도 높다. 국내 농‧수산물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국내 시장은 물론, 수출도 쉽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RCEP 협정문 타결과 한-인니 CEPA 실질 타결 등을 통해 형성된 신남방 지역 교역·투자 활성화의 모멘텀을 향후 우리의 수출 동력 확보로 연계시켜 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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