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의 ‘배신’… 악성 미분양 10가구 중 9가구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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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의 ‘배신’… 악성 미분양 10가구 중 9가구 차지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11.0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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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기준 악성 미분양 1만9345가구
최근 3년간 중소형 평형 물량 약 2배 급증
같은 기간 대형 물량은 오히려 64% 줄어
중소형 악성 미분양, 지방 쏠림 현상 뚜렷
악성 미분양 물량. 자료=국토부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아파트 공사가 끝나 준공돼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은 ‘악성 미분양’ 10가구 중 9가구는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수치는 최근 3년간 35.5% 증가했다. 특히 지방의 상승률이 높았다. 공급과잉과 지역 경기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의 악성 미분양은 1만9354가구로 집계됐다. 이를 면적별로 나눠보면 전용 60~85㎡가 1만3469가구(69.5%)로 가장 많았고 전용 60㎡ 이하 4228가구(21.8%), 전용 85㎡ 초과 1657가구(8.5%)로 나타났다.

악성 미분양이 가장 적었던 해인 2016년(9월 기준)과 비교하면 전용 60~85㎡(4352가구)는 3배 이상, 전용 60㎡ 이하(1654가구)는 2.5배 증가했다. 전용 85㎡ 초과(4732가구)는 오히려 3분의 1 넘게 줄어들었다.

3년 전만 해도 전용 85㎡ 초과 악성 미분양 가구가 전용 60~85㎡보다 많았으나 현재는 역전된 데다 그 격차도 매우 커진 셈이다. 이런 현상은 악성 미분양 가구가 급격하게 증가한 지역을 중심으로 뚜렷하게 확인됐다.

기저 효과가 큰 지역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악성 미분양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경북이었다. 총 360가구에서 3756가구로 10배 이상 급증했고 늘어난 물량 대부분을 중소형(355가구 → 3670가구)이 차지했다.

뒤이은 경남에서는 7배 상승(478가구 → 3423가구)했으며 중소형(464가구 → 3387가구)도 같은 비율로 늘었다. 충남도 413가구에서 3005가구로 7배 증가했는데 중소형은 261가구에서 2934가구로 10배 넘게 늘어나면서 증가세가 유독 도드라졌다.

마지막으로 충북은 389가구에서 1177가구로, 중소형은 353가구에서 1161가구로 각각 3배 증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경북은 제조업, 경남은 조선업의 업황이 최근 몇 년간 좋지 않았다”면서 “이에 따라 일자리와 주택 수요가 쪼그라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분양했던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악성 미분양이 급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권 교수는 이어 “충북은 공급과잉 여파, 충남은 공급과잉에 세종시로의 인구 유출이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문제는 악성 미분양이 해소될 호재가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지역 맞춤형 관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앞으로 악성 미분양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 질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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