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재팬에 보잉 리스크까지…‘불황 늪’에 빠진 항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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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 재팬에 보잉 리스크까지…‘불황 늪’에 빠진 항공업계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0.31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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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37NG, 전세계 53대 운항 정지…국내서도 9대 동체균열 확인
108대에 대한 추가 점검 남아…결함 확인되면 운항 중단 잇따를 듯
日불매운동·공급과잉 여파에 보잉 악재까지 겹쳐 수익성 악화 불가피
지난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제주항공의 보잉 737NG 계열 항공기가 계류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제주항공의 보잉 737NG 계열 항공기가 계류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일본 불매운동과 공급과잉 여파로 흔들리던 국내 항공업계가 이번에는 ‘보잉 리스크’에 직면했다. 미국 보잉사의 737NG 기종에서 동체 균열이 발견된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운항 불가 판정을 받은 보잉737NG 기종은 9대에 불과하지만 100여대의 추가 점검이 남아있어 운항을 중단해야 하는 항공기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보잉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각국에서 운항 중인 보잉 737NG 1133대 가운데 지난 24일까지 53대에서 동체 균열이 발견돼 운항을 중지했다.

보잉 737NG는 전 세계에서 7000여대가 운항 중인 인기 소형기다. B737-600~900 시리즈를 통상 ‘NG’라고 부른다. 국내에는 B737-800(189석) 150대가 들어와 있는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착륙 3만회 이상 항공기 42대 가운데 균열이 드러난 9대를 지난 24일 운항 중지시켰다.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 5대, 진에어 3대, 제주항공 1대다.

그러나 운항 중지 결정 하루만인 지난 25일 제주항공의 B737NG 기종이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중 기체 이상으로 불시착하는 일이 발생하며 보잉 리스크가 확산됐다. 결국 국토부는 30일 국내 9개 항공사의 경영진을 소집해 긴급 안전점검회의를 열고, 다음달 안에 2만2600회 이상 이착륙한 B737NG 기종 22대를 점검하고 나머지 86대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일본 불매운동과 공급과잉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 항공사들은 보잉 리스크까지 겹치며 비상이 걸렸다. 향후 국토부 조기 점검 결과에 따라 B737NG 기종의  운항이 정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항공기의 운항이 중단되면 이에 따른 항공사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이번 보잉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LCC 전체 여객기 중 보잉 737NG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45대, 26대에 달하는 737NG 계열인 B737-800을 보유 중이다. 이외에도 대한항공(31대), 진에어(22대), 이스타항공(21대) 등이 적지 않은 보잉 737NG 계열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보잉 사태가 확산되면 최악의 경우 몇몇 LCC가 존폐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해당 기종을 제외시키더라도 효율적인 기재 운항이 가능하지만, LCC들은 보잉 737NG 기종이 주력이라 빈자리를 메꾸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지난 3월부터 보잉 737맥스8 기종 2대의 운항을 중단한 이스타항공이 2분기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낸데 이어 지난달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처럼 보잉 737NG 기종의 운항 중단이 현실화되면 일부 LCC들은 생존을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잉 기술진은 다음달 초 방한해 동체 결함이 발견된 항공기의 부품 전체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보잉 737NG 기종 점검과 부품 교체 등에는 최소 2∼3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운항 중단에 따른 국내 항공사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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