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 늘고 있지만 면세업계는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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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 늘고 있지만 면세업계는 ‘휘청’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10.3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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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중국인 관광객 사드 이전 수준 회복
시내면세점 4년 만에 13개 2배 이상 늘어
포화상태 ‘과열 경쟁’ 대기업만 살아남아
두산은 최근 공시자료를 통해 면세 특허권을 반납한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두산은 최근 공시자료를 통해 면세 특허권을 반납한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사드 보복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면세업계는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중소·중견 면세점의 경우 면세 사업까지 접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인 사드(THAAD)가 국내에 배치되면서 중국 정부는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2017년 3월 한국 여행 금지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2017년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 대비 48.3% 감소했고 이후 1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들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54만1350명으로 43만4595명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24.6% 늘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방문한 전체 중국인 관광객 수를 놓고 보더라도 444만1080명에서 349만3670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27.1%의 상승세를 보였다.

사드배치 사태 이전 월평균 약 60만~70만명씩 방문했던 중국 관광객은 이후 월평균 20만~30만명 대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40만명 대로 조금 회복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 7월에 51만9000명, 8월에 57만8000명이 방문해 사드 사태 이전 수준으로 점차 근접하고 있다.

이럼에도 지난 29일 두산그룹은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한화에 이어 두 번째다. 뿐만 아니라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매장을 축소하거나 인력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이유는 서울 시내 면세점 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과열 경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오던 2015년 면세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다. 기업과 정부의 주도로 2015년 6개였던 서울 시내면세점 수는 4년 만에 13개로 2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대폭 줄면서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그 자리를 중국 보따리상이 매웠다. 그런데 중국 보따리상 유치를 위해 과도한 송객 수수료 등을 지불 하면서 매출은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기업 면세점은 살아남고 가격 경쟁력·상품 구색에서 밀린 중소·중견 면세점은 적자 폭이 늘었다. 지난해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시내면세점 전체 매출 9조7555억원에서 중소·중견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0.9%에 불과했다.

한 중소 면세점 관계자는 “적자를 못 이겨내는 중소·중견 기업의 면세점 사업 이탈이 더 늘어날 것이다”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기대보다 근본적으로 마케팅과 사업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면세업계 상황이 이러한데도 변화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예정대로 올해 연말 서울 지역에 3곳의 신규 면세 특허권을 발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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