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신라면세점, 해외 시장 선점 신경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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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신라면세점, 해외 시장 선점 신경전 치열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10.29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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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용객 수 7위 싱가포르 공항 주류·담배 사업권 따내
신라, 세계 1위 美 기내 면세 사업자 지분 44% 취득 ‘맞불’
롯데면세점은 최근 싱가포르 창이공항 담배·주류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창이공항을 포함하면 롯데면세점 해외 매장은 7개국 14개로 늘어난다. 사진은 브리즈번 공항 롯데면세점. 사진=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은 최근 싱가포르 창이공항 담배·주류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창이공항을 포함하면 롯데면세점 해외 매장은 7개국 14개로 늘어난다. 사진은 브리즈번 공항 롯데면세점. 사진= 롯데면세점.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면세점 1, 2위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해외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는 국내 면세점 시장의 과열 경쟁으로 해외로 눈을 돌려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문이 사실상 막혔다. 업계는 중국 보따리상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늘었고,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매출의 40%까지 송객 수수료까지 지불하는 등 과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내 업계 최초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던 롯데면세점은 지난 24일 신라면세점을 제치고 싱가포르 창이공항 1∼4 터미널의 담배·주류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창이공항을 포함하면 롯데면세점 해외 매장은 7개국 14개로 늘어난다.

창이공항은 세계 이용객 수 7위의 공항이다. 영국 항공 서비스 전문 조사기관 스카이트랙스가 발표하는 세계 최고 공항 순위로는 6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면세점 운영 기간은 2020년 6월부터 2026년 6월까지 6년간이다. 면적은 8519㎡(2577평)로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해외 매장 중 가장 크다.

롯데면세점은 창이공항점이 문을 열면 지난해 2500억원 수준이던 해외 매출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사업자로서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와 향후 해외사업에서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에 창이공항을 내준 신라면세점은 다음날인 25일 세계 1위 기내 면세 사업자 미국 3Sixty사의 지분 44%를 1억2100만달러(약 1417억원)에 사들여 반격에 나섰다. 5년 뒤 지분 23%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조건도 포함됐다.

3Sixty사는 2018년 기준 세계 면세점 순위는 20위로 지난해 매출액은 약 6억유로다. 이는 한화로 약 8000억원 수준이다. 에어캐나다 등 21개 항공사의 기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북미와 중남미 공항 12곳, 크루즈 터미널 등 총 41개 면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 2015년 한차례 이 회사의 지분 인수를 추진했었다. 하지만 세부 조건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2017년 추가 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이번에 최종 인수에 이르게 됐다.

호텔신라는 지분 인수로 인해 수익기반을 미주지역까지 넓히면서 다양한 면세 채널을 확보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3Sixty사가 전 세계 면세점에 면세용품을 공급하는 도매업체이기도 한 만큼 향후 원가 경쟁력 확보 등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해외 시장 진출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의 경우 매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중국 보따리상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고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과도한 송객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실제 이익은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에 두 업체 모두 수익성 돌파구 마련과 글로벌 기업으로 규모를 더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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