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4대 복지 공약 중 하나인 ‘기초(노령)연금 공약’이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다. 새누리당의 해명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들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 공약이 사실상 ‘대국민 사기’아니였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열린 2차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기초노령연금을 보편적 기초연금으로 확대해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에게 내년부터 20만원을 드리려고 한다”며, 올해부터 모든 65세 이상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나성린 새누리당 장책위원회 부의장은 16일 국회 본청 기자 간담회에서 “녹화해 놓은 것이 있나...”라고 말끝을 흐리며 “올해는 예산이 이미 확정돼 사실상 어렵다. 기초연금을 위한 재원마련대책을 세워서 내년부터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성린 부의정은 이어 “올해부터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기초노령연금 2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약속해놓고 말바꾸기 했다는 비판은 대선 공약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라고 강변했다.
65세 이상 노인 전부에게 ‘기초연금’이 아닌 ‘기초노령연금’ 2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국민들이 오해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나 부의장은 “새누리당이 제시한 대선공약은 기초노령연금을 국민연금에 편입, 기초연금화해서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즉, 기존에 9만7000원을 받던 소득하위 70%인 기초노령연금 수급자는 기초연금으로 20만을 받게 되지만,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는 국민연금, 공무원·사학·군인연금, 고소득자에게 추가로 20만원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30만원을 국민연금으로 받고 있는 사람은 기초연금법상에서는 기초연금 20만원, 소득비례연금 10만원 등의 명목으로 이름만 바뀌는 것이다.
나 부의장은 “기초연금법으로 전환하면 소득 상위 30%도 지금보다 조금 더 이익을 보게 만들어야 한다”며 ‘소득 상위 30%의 경우에도 차등적으로 연금을 올려 주면 된다’고 봤다.
재원 충당과 관련해서는 “하위 70%의 경우 간접증세(지하경제양성화 등)를 통해 마련하고, 상위 30%의 경우 기존에 지급되던 연금에서 그대로 충당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적극적 해명에도 불구하고 말바꾸기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부에서는 공약 손질의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모든 사람한테 기초연금을 준다는 얘기는 소득에 따른 차등지원이라는 복지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세부적 조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한편 외부에서는 노령연금 복지공약의 실천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새누리당이 내세우는 간접 증세만으로는 재원 마련이 어렵다는 진단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지난 15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방식만으로는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