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 정책의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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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정책의 엇박자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9.10.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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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엇박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박차를 가하면서 주택시장 안정을 외치는 것도 하나의 사례이다. 일각에서는 현 상황을 개선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서로 상반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22일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된 시행령이 이달 말께 공포되면 다음달 초 상한제 적용지역이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다른 기류를 타고 있다고 얘기한다. 예를 들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 공급 축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예고한 후 투기과열지구 내 이뤄진 분양에서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도 공급 축소를 우려한 수요자들이 너도 나도 청약을 신청한 결과다.

한 예로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분양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이나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는 평균 청약경쟁률이 100대 1을 웃도는 세자릿수를 기록했고, 다른 단지들도 두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울에서 청약에 당첨되려면 가점이 60점은 넘어야 가능해졌다. 청약에 도전할 여건이 되지 않아 신축·구축 아파트를 사려고 방향을 틀면 이미 뛰어버린 집값이 발목을 잡는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최근 거래된 실거래가를 보면 3.3㎡당 1억원이 넘는다. 말 그대로 '억 소리'가 나온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오히려 내 집 장만을 힘들게 하고 있지만 정부는 서민 주거문제 해결을 언급한다. 대표적인 것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이기도 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5년간 50조원을 투입해 낙후지역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현재 예산 집행률이 34%에 불과하다. 막연히 주거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마음 뿐이었는지 국토부가 사업계획이 없는 지방자치단체도 사업지로 마구 선정한 결과다. 

문재인 대통령은 얼마 전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서민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주택공급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나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의 대규모 개발을 통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더 넓히겠다는 것이다.

서민주거안정, 나아가 주택시장 안정은 기본적으로 수요공급의 균형에서 이뤄진다. 그리고 여기에 적절하면서도 일관성 있는 정부 정책이 더해졌을 때 달성 가능성은 조금 더 높아진다. 이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과정을 보면서 일관성 있는 부동산 정책과 엇박자가 아닌 부처 간 충분한 사전협의가 왜 중요한지를 새삼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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