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소떼 방북 역사 물거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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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소떼 방북 역사 물거품 되나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10.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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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준비 중이던 현대아산 '당혹'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현대아산 1층 로비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현대아산 1층 로비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금강산관광을 전면 철거하겠다고 폭탄 발언을 하면서 금강산 사업을 성사시킨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남북 교류와 화합을 문을 열기 위해 1998년 소떼를 몰고 북한을 찾아간 역사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의 ‘대남의존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지구총개발계획을 새로 수립하고 고성항해안관광지구, 비로봉등산광광지구, 해금강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으로 구성된 관광지구를 3~4단계 별로 건설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그는 지구마다 현대적인 호텔과 여관, 파넬숙소(고급별장식 숙소), 골프장 등 시설을 짓고 인접군에 비행장과 관광지구까지 연결되는 철도를 건설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정 명예회장이 1989년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북한을 공식 방문해 ‘금강산관광 개발 의정서’를 체결했다. 이후 정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금강산관광사업에 관한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를 맺고 한 달 뒤 금강산관광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정 명예회장은 김 위원장의 환심을 얻기 위해 소 500마리를 끌고 북한을 찾아갔다. 그러나 이후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을 계기로 금강산관광이 재개되지 못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에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것이라 기대했으나 현재까지 재개되지 못했다.

한편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아산은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북사업 존립자체가 어려워지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현대아산은 “관광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보도에 당혹스럽지만, 차분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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