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처럼 “세계 평화” 외친 나루히토 일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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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처럼 “세계 평화” 외친 나루히토 일왕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10.2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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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德仁) 일왕과 마사코(雅子) 왕비가 22일 오후 도쿄 왕궁의 정전(正殿)인 마쓰노마(松の間)에서 즉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루히토(德仁) 일왕과 마사코(雅子) 왕비가 22일 오후 도쿄 왕궁의 정전(正殿)인 마쓰노마(松の間)에서 즉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22일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진행된 즉위식에서 나루히토 신임 일왕은 “일본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일본을 전쟁 가능국가로 헌법을 개정하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맞서 세계평화와 헌법 준수의 메시지를 발신했던 자신의 아버지 아키히토 상왕의 행보를 따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자리에는 일본의 팽창 정책과 갈등을 빚고 있는 우리나라의 이낙연 국무총리도 참석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도쿄 지요다쿠 고쿄내 접견실인 미쓰노마에서 열린 ‘즉위례정전의식’에서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항상 바라며 일본국과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임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며 “국민의 예지와 해이해지지 않은 노력에 의해 우리나라가 한층 발전을 이루고 국제사회의 우호와 평화, 인류 복지와 번영에 기여할 것을 간절하게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상왕이 30년 이상의 재위기간 항상 국민 행복과 세계평화를 바라고 어떤 때도 국민과 고락을 함께하면서 그 마음을 스스로의 모습으로 나타내온 것을 재차 깊이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는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위해 헌법 개정을 추진 중인 아베 총리를 겨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는 ‘현행 헌법도 제정한 지 70여 년이 지났으니 시대에 어울리지 않은 부분은 개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논리로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일본 헌법 9조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왕은 헌법상 정치적 권한을 지니지 않아 개헌에 대한 찬반 표명은 하기 어렵지만 상징적 권위를 감안했을 때 일본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카히토 전 일왕의 즉위식 이후 29년 만에 치러진 이번 행사에는 이 총리를 비롯해 174개국과 유엔·유럽연합 대표단 등 해외 사절 400여 명, 아베 총리 등 일본 국내 인사 1600여 명을 합쳐 약 2000명이 참석했다. 아베 총리는 이후 이번 즉위식에 참석한 약 50개국 대표와 면담을 하고 이 총리와는 24일 개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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