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황교안 "분노한 국민 마음 편하게 해주셔야" 요청에 文대통령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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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연설] 황교안 "분노한 국민 마음 편하게 해주셔야" 요청에 文대통령 침묵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10.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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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국민들 화났다" 대국민 사과 요구...文, 대법원장 보며 "법원개혁"
나경원 "광화문 목소리도 들어달라"...文 "워낙 전천후로 비난하셔서"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여야 대표 등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여야 대표 등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문재인 대통령을 대면한 자리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언급하며 "국민 마음을 편하게 해달라"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은 침묵했다. 문 대통령이 2020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집권 이후 4번째로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다. 황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자녀의 입시의혹 등 불명예를 안고 자진사퇴한 조 전 장관에 실망한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는 의미인데, 앞서 황 대표는 조 장관을 임명한 것에 대한 책임으로 문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요구해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전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 여야 당 대표들과 국회의사당 본청 3층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황 대표를 비롯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참석했다. 대통령이 5당 대표와 한자리에 앉은 것은 지난 7월 청와대 회동 이후 석 달여만이다. 이밖에 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동석했다.

우선 문 의장은 문 대통령에게 외교 관련 이야기를 언급하며 "남북문제가 잘 되면 우리 민족이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오는 것도 같다. 그것에 대한 우리가 철저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며 "문 대통령이 모든 정치의 중심인데 신경을 써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그러던 중 황 대표는 불쑥 조 전 장관 이야기를 꺼냈다. 황 대표는 "그런 바람과 관련해 조 장관 관련해서는 잘 해주셨다"며 "다만 임명한 후 국민들 마음이 분노라고 할까. 화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셨으면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도 "평소에 야당에서 나오는 목소리 많이 귀담아 주시고 하면 더 대통령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고 보조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들의 말에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대신 문 대통령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대법원에서도 법원 개혁안을 냈죠. 지금 계류되어 있지 않나. 협력을 구하는 말을 하달라"며 "정기국회 내에 법원 개정안 등이 처리되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전에도 사법개혁안을 발표한 다음날 사직한 조 전 장관을 언급하며 국회에 사법개혁에 박차를 가해달라며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법원 개혁안 언급 후에도 '조국 정국'에 대한 야당 지도부들의 발언은 계속됐다. 나 원내대표는 "(조 전 장관과 관련해)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눠진 국론 분열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열린 마음으로, 광화문의 목소리를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이를 듣고 문 대통령은 "그런데 뭐 워낙 전천후로 비난들을 하셔서"라며 웃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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