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지난해 비해 3배 가까이 언급...“국민의 요구 높았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취임 후 네 번째 국회 시정연설을 갖고 513조5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통과를 국회에 촉구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경제낙관론을 펴며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제와 엇비슷한 비중으로 ‘공정’을 강조하며 교육에서의 불공정 해소를 위한 정시비중 상향을 검토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지난 2년 반 동안 재정의 많은 역할로 혁신적 포용국가의 초석을 놓았다”며 “그러나 이제 겨우 정책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대외 파고를 넘어 활력을 되찾고 국민들께서도 삶이 나아졌다고 체감할 때까지 재정의 역할은 계속되어야 한다”며 “내년도 확장예산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라고 했다.
정책 성과와 관련, 문 대통령은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평가, 국가신용등급 등의 지표를 언급하며 “우리 경제의 견실함은 오히려 세계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또 소득 여건과 일자리도 함께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며 “포용의 힘이 곳곳에 닿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시정연설에서는 혁신(20회)이라는 단어가 포용(14회)보다 많이 등장, 포용(18회)이 혁신(12회)을 앞섰던 지난해 시정연설과 대비됐다. 연설 내용과는 달리 우리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 문 대통령이 삼성과 현대를 방문하는 등 친기업 행보를 통해 경제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를 의식한 듯 지난해 10차례에 불과했던 ‘공정’이라는 단어를 27차례나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국민의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라며 정시 확대 방침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검찰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법안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서는 관계 경색에도 불구하고 ‘평화경제’ 기반 구축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