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망] 국내 3사, 앞선 ‘배터리 기술력’…보조금 폐지 시 격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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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전망] 국내 3사, 앞선 ‘배터리 기술력’…보조금 폐지 시 격차 확대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10.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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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21년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보조금 완전 폐지 확정
제조·설계·오퍼레이팅 등 기술력 앞선 韓 배터리 업계, 경쟁서 앞설 것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사진=LG화학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던 자동차 배터리 수요가 지난 8월 2년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며 성장세가 둔화될 조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 주요국가에서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향후 배터리 업계는 기술력이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중앙 정부는 2020년 말까지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에 대한 구매 보조금을 완전 폐지할 것이라고 확정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정부 내 한 관계자가 밝힌 내용으로 2021년 초 전기차(BEV)와 수소전기차(FCEV)의 보조금 폐지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보조금 폐지는 전세계 전기차 수요의 일시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껏 전기차 판매에서 보조금이 차지하는 역할이 상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조금의 완전 폐지는 차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혜택은 모두 중국 배터리 업계에서 수혜를 받고 있다. 보조금 폐지 시 중국 자동차 업체도 해외 수출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술력이 앞선 국내 배터리 3사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기술력은 단순히 제조·설계상의 우위만 있는 것이 아니다. LG화학 등 주요 업체의 경우 오랜 경험이 축적돼 있는 만큼, 생산 공정에서의 설비 운전과 조작 등 오퍼레이팅 기술이 뛰어나다. 이는 곧 수율로 직결되기 때문에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제조사에서는 불량률을 어떻게 잡느냐에 수익 개선 여부가 달려 있다.

제조·설계상의 우위와 함께 오퍼레이팅 기술력을 갖춘 한국 배터리 기업이 경쟁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더욱 가치가 빛날 수 있다. 현재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 CATL과 LG화학의 격차가 상당하지만, 중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될 경우 이 차이는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배터리 업체에 기본 수요를 제공했던 보조금 정책이 사라지면, 수요 감소와 더불어 글로벌 배터리 업계와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중국 배터리 업계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일본의 파나소닉도 테슬라 등 일부 전기차 업체 의존도가 큰 만큼, 공급 시장의 안정화와 다양화는 구매선 다변화를 원하는 기업들에게 안성맞춤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업체의 실적에서 볼 수 있듯이 전기차 부문의 영업이익은 아직 적자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로 완전히 접어들지 못한 상태에서 보조금 정책 폐지는 경쟁력이 없는 배터리 업체의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최근 LG화학은 테슬라의 중국 공장에 원통형 전지를 납품하기로 했다. 테슬라에서도 구매선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LG화학은 테슬라 중국 공장 납품을 통해 연간 2조2000억원의 매출액과 1120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폭스바겐과 르노, 볼보, GM에 더해 테슬라에까지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서 전기차 개발·생산 단계에서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무리한 수주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내실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수익 우선의 정책을 펼치면서 대대적 확장은 보이지 않지만, 3사 중 유일하게 흑자 기조를 기록하며 견실한 성장을 택했다.

SK이노베이션은 가장 후발주자인 만큼 아직은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최근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어 수년 후 결실이 기대되고 있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계가 상대방의 홈그라운드에서 고군분투했다면, 앞으로는 공평한 무대에서 경쟁이 가능해지게 된 셈”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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