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혼선·통계 왜곡에 “투자” 외쳐도 불신 받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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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혼선·통계 왜곡에 “투자” 외쳐도 불신 받는 정부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10.20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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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한국 경제서 필립스곡선 작동하지 않는다’ 이미 경고

고용지표 개선돼도 경기는 침체 정부통계에 대한 불신조장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두고 한국과 같은 개방경제에서는 근로자의 임금을 올려도 곧장 경기부양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정책 도입 이전부터 있었지만 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버리지 않은 채 최근 들어서는 민간의 투자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정책 혼선에 민간에서는 불신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의 통계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IMF “한국 정부, 노동시장 침체 파악 못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 수단을 통해 근로자의 소득을 높이며 내수를 활성화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논리를 담고 있다. 이는 물가를 어느 정도 올리더라도 임금 인상을 단행하면 경기를 부양하고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필립스곡선의 원리를 토대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부가 관련 지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점도 포함된다.

하지만 지난 8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을 필립스곡선이 작동하지 않는 대표적 국가로 거론하면서 한국의 관련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IMF는 ‘노동시장 침체와 현실 간 차이 : 한국의 경우’라는 제목의 조사보고서에서 정부의 노동 시장을 조사·분석하는 실업률 지표가 실제 실업 상황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실업률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최하위권인 3∼4%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시간제 아르바이트, 경력 단절 여성 등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IMF는 또 12%대를 보이는 한국의 확장실업률(잠재적 구직자 포함) 역시 실제로 생산성 격차 등의 지표를 다양화하면 더 높아질 것이라며 “보다 광범위한 실업자를 포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IMF의 지적은 한마디로 “한국 노동시장의 침체를 정부가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노동시장 현실 악화에도 사상 최고 고용률

하지만 이 같은 IMF의 지적에도 정부의 통계는 갈수록 더 현실과 괴리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9월 고용동향 통계가 대표적이다. 고용지표상 9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만 명대로 크게 증가하고 사상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하는 등 고용지표가 역대급 기록을 보였지만, 경제허리인 40대 일자리와 핵심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는 되레 크게 줄었다. 정부가 실상은 복지 사업에 불과한 단기 노인 일자리 사업을 대폭 확대해 취업자 수를 크게 늘린 결과였다.

정부의 통계 왜곡 논란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현실 인식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9월 고용동향 통계 발표 다음날 경제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여전히 미흡한 연령대와 제조업, 자영업 분야 등의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초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부가 정책 일관성을 지키며 꾸준히 노력한 결과 제조업 구조조정,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용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같은 달 기준으로 두 달 연속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 했고 청년 고용률이 1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고용지표 이외 투자 분야서도 통계 왜곡 논란

정부 통계와 문 대통령의 현실 인식 논란은 고용 지표에 한정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같은 회의에서 기업의 투자 상황과 관련해 “최근 기업들이 시스템반도체, 디스플레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에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벤처 투자도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며 “우리 경제에 아주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처럼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일부 대기업들의 신산업 분야 투자 발표가 있기는 했지만, 경제 전반적으로는 기업 투자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특히 벤처 투자의 경우는 문 대통령이 통계의 함정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벤처기업은 총 3만7000개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시장성을 인정받은 벤처투자 유치기업은 5.2%에 불과했다. 또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은 약 7%에 불과했다. 무늬만 벤처인 기업이 전체의 87.6%를 차지할 정도로, 벤처 붐은 통계 숫자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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