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를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지만,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사업 구조상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이 코웨이 인수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게임과 생활가전이라는 이종사업을 구독경제‧스마트홈으로 묶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화된 사업 구조가 안정성에 기여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넷마블은 지난 10일 열린 코웨이 본입찰에 ‘깜짝’ 등장했다. SK네트웍스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사모펀드 및 중국업체가 승자가 될 것이라는 주장과 상반되는 상황이 나타났다. 오히려 중국계 업체는 본입찰을 포기했고, 넷마블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기존 협상자들이 제시한 금액은 웅진 측이 원한 액수와 큰 차이를 보였다. 넷마블이 등장하기 전 인수희망자들은 평균 1조6000억원 수준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웅진 측은 최소 1조9000억원을 희망해 입찰일을 연기한 바 있다. 넷마블은 최소 1조80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인수 가능성이 확정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코웨이 직원들이 한시름 놓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4~5년간 회사 몸집을 키운 뒤 매각하는 구조를 가졌기 때문에 구조조정 등을 실시해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중국업체에 매각되면, 생활가전 기술력이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넷마블의 등장은 더욱 극적으로 비춰졌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는 점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넷마블의 인수가 확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사업적 측면에서의 전망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넷마블은 게임을 주력으로 성장한 업체이지만, 코웨이는 생활가전 렌털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확보해 시너지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양사 사업 시너지를 발휘하기 어려울 경우 이원화된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과 달리 코웨이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의류청정기 등 생활가전과 가구를 렌털‧판매하는 업체다. 최근 스마트홈의 기반인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상태다. 삼성과 LG 등 대형업체뿐 아니라 건설, 인테리어 등 다양한 업체의 협력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주거에 관계된 업종이 주를 이루는 만큼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한편,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며, 국내 게임중독 질병코드의 도입도 다가오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코웨이의 사업비중이 게임보다 확대되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의 입장에서 현재 상황을 바라봤을 때 코웨이는 지속적인 수익성과 성장성을 보여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섰을 것”이라며 “주력인 게임산업 규제로 연일 고전하는 상황 속 코웨이를 인수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결국 양 사업의 시너지 요소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